중국 귀화 선수에서 간판으로 우뚝…"도쿄올림픽 메달 목표"
(구리=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다녀오고 나서 자신감도 생기고 한층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오늘 복식과 단식에서 모두 이겨 기분이 너무 좋아요."
여자 실업탁구 삼성생명의 에이스 최효주(20)는 2일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포스코에너지와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2 승리에 앞장선 뒤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포스코에너지와 예선 풀리그 때 부진했던 아쉬움을 털어내며 기선 제압 승리를 주도하며 에이스 몫을 100% 해냈기 때문이다.
최효주는 이날 김지호와 호흡을 맞춘 1복식에서 포스코의 전지희-유은총 콤비를 맞아 3-2 역전승에 앞장섰다.
한 박자 빠른 스매싱과 날카로운 2, 3구 공격으로 전지희-유은총 조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긴장한 탓인지 1세트를 7-11로 내준 최효주-김지호 콤비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2세트 듀스 대결을 16-14로 이기며 승부의 물꼬를 텄다.
이어 최종 5세트에는 11-9 승리를 하며 1복식 3-2 역전승을 주도했다.
최효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게임 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맞은 3단식에서는 까다로운 상대인 유은총을 2-0(13-11 11-8)으로 돌려세워 삼성생명이 게임 스코어 3-2로 이기는 데 디딤돌을 놨다.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1복식의 경기 결과가 60∼70% 가까이 승부에 영향을 주지만,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3단식에서 (최)효주가 유은총 선수를 잡아준 게 원동력이 됐다"면서 "특히 복식 파트너인 (김)지호가 허리 통증 여파로 2개월 가까이 훈련할 수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효주가 잘 리드해줬다"고 칭찬했다.
최효주는 오히려 승리의 공을 김지호에게 돌렸다.
"치료를 받느라 호흡을 맞출 연습 시간이 적었던 지호는 정말 영리한 선수"라면서 "지호는 상대 플레이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오늘 리시브와 연결 등에서 너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효주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다.
그는 2011년 당시 삼성생명 사령탑이던 최영일 총감독의 눈에 띄어 중국 칭다오에서 건너왔고, 2013년 11월 귀화했다.
그러나 귀화 후 10년이 지나지 않아 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전체 1위를 하고도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2020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하지 못한다.
최효주의 꿈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올림픽 출전에는 걸림돌이 없기 때문에 국가대표로 뽑힌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당당히 나갈 수 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힌 뒤 "내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승리해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당시 최효주를 발탁했던 최영일 총감독은 "효주는 키 158㎝의 단신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빠른 템포의 공격과 파워 있는 스매싱을 연마했다"면서 "테이블에 바짝 붙어 치는 능력은 국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최효주는 "스피드와 파워를 가지려고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오늘 복식에서 이긴 게 자신감을 얻는 데 큰 힘이 됐고, 서브가 까다로운 유은총과 단식 경기에서도 1세트 듀스 대결을 이기면서 더욱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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