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최저시급 15달러로 인상…샌더스 "다른 기업도 따르라"(종합)

입력 2018-10-03 17:53  

아마존, 최저시급 15달러로 인상…샌더스 "다른 기업도 따르라"(종합)
미국내 현 25만명 근로자·10만명 계절 임시직 대상
베이조스 "기업들 동참하길"…WSJ "다른 업계로도 확산 가능"



(뉴욕·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김지연 기자 =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1조 달러'를 달성했으나 저임금으로 노동착취 논란에 휩싸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오는 11월 1일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에서 종사 중인 현 25만 명의 근로자들과 10만 명의 계절적 임시직(seasonal holiday employees)이 최저임금 인상 대상이다.
아마존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그동안 근무지가 어디냐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미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창고에서 일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2.25달러에 시작하는 반면 위스콘신 주의 매디슨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근로자는 11.0달러가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또 소비자 관련 서비스 재택근무를 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10달러에서 시작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골똘히 생각하고, 우리가 앞서 나가고 싶다고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이 같은 변화에 신명이 나 있고, 우리의 경쟁자들과 다른 대규모 기업들이 우리와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또 10여 년 전에 설정된 현재의 시간당 7.25달러의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위해 미 의회에 대한 로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다음 달 1일부터 영국에서도 3만7천 명의 정규직·임시직에 대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런던에서는 10.50파운드(13.60달러)로, 영국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9.50파운드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국 내 25세 이상 아마존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7.83 파운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1,971.31달러로 1.65% 하락했다.
WSJ은 아마존의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대해 아마존이 창고 근로자에 대한 급여와 혜택 등과 관련해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근로자의 중간 연봉은 3만4천123달러로 미국 중간 개인 소득 3만1천 달러보다 조금 높다.
그러나 창고 근로자나 배송 운전기사 등 50만 아마존 직원의 상당수가 시간당 13달러의 초봉,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부의 푸드스탬프와 같은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1명의 전·현직 아마존 배달 종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상당수 운전기사가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초과수당을 못 받았다고 답했고, 배달 시간을 지키기 위해 신호를 어기고 과속운전을 하거나 운전 중 병에 배뇨한다고 답했다.
이에 버니 샌더스(무소속) 상원의원은 지난달 '베이조스 저지 법안'이라고 불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500명 이상 고용한 기업에서 시간당 15달러 미만의 근로자들이 정부로부터 주거·식비 등을 지원받으면 수혜금액 전액을 고용주에게서 환수하는 법안이다. 15달러 미만을 받는 종업원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을 시간당 5달러로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도록 한다.


베이조스를 직접 겨냥해온 샌더스 의원은 이날 아마존의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반색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베이조스 CEO가 한 일은 아마존 수십만 직원에게 대단히 중요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울려 퍼질 일이다. 전국의 기업 경영진이 베이조스 CEO의 본을 따르기를 촉구한다"고 썼다.
이에 베이조스도 "우리는 신이 나 있고 다른 이들이 합류하기를 희망한다"는 트윗으로 샌더스 의원에게 화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이 25만 명에 대해 평균 시급을 2달러 올리면 회사 비용은 10억달러가량 늘어나게 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대담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아마존의 임금 인상이 구직자들을 끌어모음으로써 경쟁사들을 압박할 뿐 아니라 다른 산업부문으로도 이런 분위기를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매업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보건 등 다른 부문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아마존의 인상 결정은 현재 사실상의 '완전 고용' 상태인 미국의 탄탄한 고용시장이 기업들에 저숙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으며 경기확장 장기화의 혜택이 그동안 닿지 않았던 이들에게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분석했다.
lkw777@yna.co.kr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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