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에서 연장 10회 역전 결승포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꺼져가는 팀의 가을야구 불씨를 되살린 채태인(36·롯데 자이언츠)은 "5강에 들어가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KBO리그 시즌 16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8-6,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4-6으로 뒤진 9회초 대타 정훈의 솔로포와 전준우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초 채태인의 좌월 솔로포로 결승점을 뽑았다.
채태인은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SK 윤희상의 3구째 포크볼을 힘껏 밀어쳐 담장을 살짝 넘겼다.
경기 후에 만난 채태인은 "느린 변화구 하나만 노리고 있었다"며 "맞는 순간 넘어갈 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5회말 1루수 이병규의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채태인은 역전 결승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연장 10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 박정권의 까다로운 내야 땅볼을 잘 건져내는 등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병규의 갑작스러운 부상이 롯데에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지만 채태인은 이병규의 부상 소식에 가슴을 졸였다.
그는 "나는 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가면 된다"며 "(이)병규가 다친 게 걱정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교체 뒤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받은 이병규는 왼쪽 허벅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이병규가 3주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에 채태인은 "병규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며 거듭 아쉬워했다.
지난해까지 넥센 히어로즈에 활약한 채태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협상이 쉽지 않았다.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넥센과 먼저 계약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이병규는 2차 드래프트로 롯데에 입단했다. 채태인과 이병규 둘 다 적지 않은 나이에 어렵게 뛸 기회를 얻었기에 동료애가 각별한 듯 보였다.
이날 SK전에서 투수 10명을 쏟아붓는 총력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따낸 7위 롯데는 3연승을 질주하며 5위 KIA 타이거즈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많은 전문가는 5위 싸움을 KIA와 롯데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태인은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모두의 목표가 5강에 들어가는 것이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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