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입학기준 미달해도 학문적 잠재력 있는 학생 위한 프로그램 마련
"이제는 대학이 특권의 보루로 여겨지는 고정관념 떨칠 때"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옥스퍼드와 함께 영국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호를 확대한다.
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티브 투프 케임브리지 부총장은 전날 학기 시작을 맞이해 직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잠재력을 가진 사회적 약자 계층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5억 파운드(한화 약 7천300억원) 규모의 재원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프 부총장은 이제는 케임브리지와 같은 높은 기준을 가진 대학이 '특권의 보루'로 여겨지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케임브리지는 학교 입학 성적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학문적 잠재력을 가진 사회적 약자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케임브리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영국 대입 준비생들이 치르는 A-레벨에서 특정 성적 이상과 함께 인터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새 프로그램은 당장은 케임브리지 입학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학부 과정 전에 3주간의 가교 프로그램(bridging programme)과 과도학년(transition year)을 거치면서 입학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투프 부총장은 "비록 우연일지라도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사회적·문화적 다양성에 열려있지 않는다면 우리는 훌륭한 대학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다양성을 위해 입학에 필요한 학문적 기준을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2015년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입학생 5분의 4는 부모가 최상위 전문직이나 관리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케임브리지는 지난해 전체 학부를 통틀어 단 58명의 흑인 학생만 입학한 것으로 나타나 다양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