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비자금·국영에너지사 부패 관련 내용…노동자당 "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수사를 지휘해온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가 대선을 앞두고 좌파 노동자당(PT)의 뇌물수수와 관련된 증인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동자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부패수사를 지휘해온 모루 판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안토니우 팔로시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 내용을 전날 전격 공개했다.
2년 전 부패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아온 팔로시 전 장관은 지난 2010년과 2014년 대선 당시 노동자당 지우마 호세프 후보 캠프가 불법 선거자금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호세프 캠프는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각각 1억5천300만 헤알과 3억5천만 헤알을 사용했다고 연방선거법원에 신고했으나 실제 사용액은 6억 헤알(약 1천700억 원)과 8억 헤알(약 2천250억 원)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팔로시 전 장관은 또 룰라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부터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부패 스캔들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도 했다.
이는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이 사실상 룰라 전 대통령의 묵인 아래 이뤄졌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노동자당과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모루 판사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진 조사와 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팔로시 전 장관의 진술 내용에 대해서도 "감형을 위해 아무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진술한 것"이라면서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당은 "팔로시 전 장관의 진술이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대선 판세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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