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협상 중단에 외교·군사 대화마저 단절…미중 갈등 정점 치달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 및 외교·군사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양국 간 외교·안보 대화가 결국 연기됐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외교 및 군사 관련 대화마저 끊긴 것으로 미중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제2차 중미 외교·안보 대화 연기를 요구했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에 대해 "중미 양측은 10월 중순에 외교·안보 대화를 개최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미국 측이 최근 이번 대화 연기를 희망해왔다"면서 "중미 양측은 제2차 중미 외교·안보 대화 개최를 위해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이 10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외교·안보 대화를 취소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10월 중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리쭤청(李作成)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함께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1차 미중 외교안보 대화는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다.
이번 미중 외교·안보대화 취소는 냉랭한 관계가 된 중국과 미국 사이의 불화를 보여주는 극명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관세 폭탄'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최근 군사 분야로 옮겨붙은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자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어 그달 25일에는 F-16 전투기 등 군용기 예비 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까지 벌였다.
중국 또한 맞대응에 나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한편 해군 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고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중미 합동참모부 대화를 연기했다. 10월에 예정돼 있던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도 거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해군 미사일 장착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항행의 자유' 작전의 하나로 난사군도의 게이븐과 존슨 암초의 12해리 내 해역을 항해하자 중국 군함이 41m까지 접근해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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