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선원들 "비바람에 체인 끊겨…배 버릴 수밖에 없어"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 8월 미얀마 근해에서 좌초한 채 발견됐던 거대 '유령선'이 결국 침몰했다고 일간 미얀마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곤시 통와지역 관리인 아웅 표 민트는 "좌초됐던 유령선이 지난 1일부터 기울기 시작했다. 엔진룸에 물이 찼고 갑판에 있던 물건들은 바닷물에 유실돼 도처에 흩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 중간 부분의 철판이 부식됐고 해상운송청에서 배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배는 함교와 뱃머리 부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긴 상태다.
이 배는 인도네시아 선적의 컨테이너 운반 화물선 '삼 라툴랑기 PB 1600'호로 지난 8월 30일 양곤 앞바다에 좌초한 채 발견됐다.
총톤수(Gross Tonnage, 선박의 용적을 나타내는 단위) 1만8천t이 넘는 이 배는 1998년 인도네시아에서 건조돼 현지 선사에서 운용하다가 싱가포르 업체에 고철로 매각됐다.
방글라데시에서 해체돼 고철로 매각될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예인선과 연결돼 있던 줄이 끊기는 바람에 해상을 떠돌다가 미얀마 인근에서 좌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해군은 이후 해안에서 80㎞ 떨어진 지점에서 이 배를 예인하던 말레이시아 선적 예인선을 발견했다.
예인선 선원들은 비바람에 견인용 체인이 잇따라 끊기는 바람에 배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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