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 "진화의 힘 활용해 항체와 효소 연구"…9년만에 여성 수상
美아널드 '효소의 유도진화'…美스미스·英윈터는 '파지 디스플레이' 연구 공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박인영 기자 = 올해 노벨화학상의 영예는 진화의 힘을 활용해 항체와 효소를 연구·개발한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프랜시스 아널드(62·캘리포니아공대)와 조지 P. 스미스(77·미주리대), 영국의 그레고리 P. 윈터(67·케임브리지대) 경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201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인류를 가장 이롭게 하려는 목적으로 진화를 제어(control)하고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벨위는 "수상자들은 진화의 힘에서 영감을 받았고 유전적 변화와 선택이라고 하는 동일한 원칙을 인류의 화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활용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상 비중의 절반을 차지한 아널드는 효소의 유도 진화(directed evolution of enzymes)를, 나머지 2명은 항체와 펩타이드의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 of peptides and antibodies)를 연구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국 아널드는 9년 만에 탄생한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다. 마리 퀴리(1911년 수상), 아다 요나트(2009년 수상) 등에 이어 역대 5번째 여성 수상자가 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에서는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캐나다의 도나 스트리클런드에 이어 2번째다.
아널드의 효소 연구는 의약품과 같은 화학물질을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제조하고 재생가능한 수송 연료를 생산하는 데 활용됐다.
스미스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새로운 단백질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을 개발했으며 윈터는 항체의 유도진화를 위한 같은 방식을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활용했다.
노벨위원회는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올해는 '미투'(Me Too) 파문 논란으로 문학상 수상자는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선정하지 않는다.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메달과 증서,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억3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번 상금의 절반은 아널드에게 수여되며 나머지 절반은 스미스와 윈터가 50%씩 나눠 받는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은 용액 내 생체분자를 고화질로 영상화할 수 있는 저온전자 현미경 관찰 기술을 개발한 자크 뒤보셰(스위스), 요아힘 프랑크(독일·미국), 리처드 헨더슨(영국)이 공동 수상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노벨화학상은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9차례에 걸쳐 177명에게 수여됐다.
이를 2차례 수상한 과학자는 영국 프레더릭 생어(1958년, 1980년 수상)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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