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우승에도 2년 뒤 계약 연장 불투명…고액 연봉 부담·젊은 감독 선호 풍조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조 매든(64) 시카고 컵스 감독이 내년에도 계속 컵스를 지휘한다.
그러나 2020년 이후의 행보는 불투명하다.
시오 엡스타인 컵스 야구 운영부문 사장은 4일(한국시간) 내년에도 매든 감독이 계속 팀을 이끈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컵스의 포스트시즌 탈락 직후 매든 감독의 거취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던 컵스는 홈에서 두 번 연속 패해 가을 잔치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먼저 2일 정규리그 동률을 이룬 밀워키와의 중부지구 우승팀을 가리는 타이브레이커 단판 대결에서 1-3으로 져 와일드카드로 밀렸다.
이어 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와일드카드 단판 대결에서도 1-2로 패해 2018년 레이스를 허무하게 마쳤다.
무려 108년 만에 '염소의 저주'를 풀고 2016년 월드시리즈(WS) 정상에 오른 컵스는 지난해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패하는 등 2년 연속 가을 야구를 기대보다 일찍 끝냈다.
그러자 매든 감독의 거취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컵스 구단은 내년까지 매든 감독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매든 감독은 5년간 2천500만 달러(약 280억원)에 2015년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내년까지 보장받은 임기를 채울 예정이나 매든 감독이 2020년 이후에도 계속 컵스에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미국 언론은 컵스가 매든 감독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MLB닷컴은 월드시리즈 우승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으로 매든 감독의 성과가 퇴색됐고, 매든 감독의 평균 연봉이 현재 빅리그 감독들의 시세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들었다.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끈 '초보' 알렉스 코라 감독의 연봉은 매든 감독 연봉의 6분의 1수준인 80만 달러에 불과하다.
평균 연봉 500만 달러를 받고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19년간 이끈 마이크 소샤(60) 감독은 올 시즌 후 퇴임했다.
MLB닷컴은 최근 좋은 성적에도 각 구단이 젊은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는 사례도 컵스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젊은 사령탑들은 유연한 자세로 선수들과 잘 소통하고, 구단의 방침에도 순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탓에 데이터보다 현장의 감각을 중시하는 '올드 스쿨' 감독들의 퇴조 기미가 뚜렷하다. 독특한 전술을 펼치는 매든 감독과 엡스타인 사장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못하다는 얘기는 시즌 중에도 흘러나왔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리라는 컵스 구단의 방침을 읽은 매든 감독이 컵스에 먼저 역제안을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020년 이후 다른 팀을 알아볼 수 있도록 컵스 구단에 감독 면접 허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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