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생중계 국격에 도움 안 돼"…MB, 법원에 불출석 통보(종합2보)

입력 2018-10-04 17:49   수정 2018-10-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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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생중계 국격에 도움 안 돼"…MB, 법원에 불출석 통보(종합2보)
"대통령 모습 보여주는 것 국격·국민단합에 도움 안 돼" 반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궐석 선고' 가능성 우세…연기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예정된 1심 선고 공판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가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4일 기자들에게 "오전에 대통령을 접견해 의논하고 돌아와 선고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로 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으나, 모두 재판을 생중계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
강 변호사는 먼저 "선고 시간이 2시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통령의 현재 건강 상태로는 그 시간 내내 법정에 있기 어렵다"며 "중계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지를 요청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무죄에 따라 각각 불만을 품는 사람들의 과격행동도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경호 문제도 염려될 뿐 아니라 그런 행동을 저지하는 등의 모습이 중계로 비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대통령의 입정·퇴정 모습까지 촬영하도록 허가했다"며 "전직 대통령의 이런 모습을 국민들이나 해외에 보여주는 것은 국격의 유지나 국민의 단합을 해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은 5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이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을 실시간 중계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공판 중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해 중계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재판에 나오지 않더라도 선고 공판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국정농단이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의 선고 공판에 불출석했지만, 선고는 예정대로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선고 기일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만기가 8일 24시로 다가온 만큼 선고를 연기하기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견해가 있다.
법원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선고 공판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당일 구치소를 통해 인치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판부는 선고 도중이라도 이 전 대통령이 요청하면 잠시 휴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늦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은 재판부는 이날 중 기일 변경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당일까지 시간을 두고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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