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40만명 추방 '임시보호 지위' 중단 행정부 결정에 제동

입력 2018-10-04 16:20  

美법원, 40만명 추방 '임시보호 지위' 중단 행정부 결정에 제동
연방법원 판사, 트럼프 정부 TPS 중단에 '예비적 중지 명령' 내려
트럼프 정부, 니카라과·아이티·엘살바도르 등 4개국에 중단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특정 국가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 내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임시보호 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 갱신을 중단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에드워드 첸 판사는 수단, 니카라과,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4개국 출신 이민자들에게 TPS를 중단키로 한 트럼프 정부의 결정에 대해 '예비적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AP통신과 로이터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TPS 중단이 인종차별 동기에서 결정됐다고 주장하는 원고들에 의해 제기됐다.
첸 판사는 판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非)백인, 비(非)유럽계 외국인 체류자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고, 이것이 TPS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있다고 적시했다.
앞서 지난달 첸 판사는 재판에서 한 메모를 언급하면서 이번 결정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서 주도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정부 측 변호인을 추궁했다.
정부 측 변호인인 그 메모는 당시 일레인 듀크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이 TPS 처리방향을 두고 씨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사안 같은 경우 백악관의 조인이 예상되지만 최종 결정은 듀크 장관대행이 내린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첸 판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반복하면서 백악관이 듀크 장관대행에게 미치는 여하한 영향력은 정부의 (TPS 중단) 움직임이 차별적이라는 원고들의 주장과 관련될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첸은 판결에서 증거는 듀크의 TPS 중단 결정이 "백악관이 원하는 미리 정해진 결과를 이행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판결문은 정부가 길게는 20년간 이어져 온 TPS를 계속하는 데 따른 실질적 피해를 보여주지 못한 반면 원고들은 이민자들을 뿌리 뽑는 것이 지역경제와 국가 경제에 얼마나 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살고, 일하고, 가족을 부양한 수혜자들이 이주를 맞게 될 것"이라며 자녀를 둔 많은 이들이 "자녀들을 함께 데려갈지(이는 자녀들이 아는 유일한 국가와 지역사회로부터 그들을 갈라놓는 것) 아니면 가족들을 갈라놓을지 하는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데븐 오말리 법무부 대변인은 "정부의 역할을 가로막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TPS는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들 출신에게 일시적으로 보호받을 수있는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 나라의 국민은 국내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미국에 남게 된다. 약 30만 명의 사람들이 그러한 보호를 받았다.
역대 미국 정부는 관행적으로 시한을 연장해줬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대상자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폐지한다는 입장 아래 수단, 아이티,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4개국에 대해 TPS 지위를 차례로 종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2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TPS 중단으로 추방당할 수도 있고, 이들에겐 20만명을 넘는 자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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