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우려에도 불법체류 중인 로힝야족 7명을 미얀마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당국은 불법 체류를 이유로 2012년에 체포한 로힝야족 7명을 강제 추방하기 위해 이날 인도 동부 마니푸르 주(州)의 미얀마 국경으로 이들을 이송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 내무부가 지난해 각 주에 불법 체류자를 단속해 출국시키라고 내린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설명했다. 로힝야족에 대한 이 같은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8월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반군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로힝야족이 학살되거나 성폭행 당했으며, 70만 명이 이웃 나라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다.
이 밖에 약 4만명이 현재 인도 내 곳곳의 무슬림 거주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는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송환되면 탄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조치를 계기로 인도로 피신한 로힝야족 전체가 차례로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법에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예상되는 이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관례가 있다.
이에 대해 인도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로힝야족 공동체에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주의자가 포함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대법원도 이날 로힝야족 7명의 추방을 막아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에서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정부의 이슬람 차별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힌두 민족주의를 근간으로 삼고 있는 BJP가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고 종교 갈등을 이용하려 들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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