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20대 병사의 목숨과 꿈 위협하는 음주 운전

입력 2018-10-04 18:08  

[연합시론] 20대 병사의 목숨과 꿈 위협하는 음주 운전

(서울=연합뉴스) 장래가 촉망되는 20대 병사가 휴가를 나왔다가 불의의 음주 운전 사고를 당해 열흘째 사경을 헤매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육군 병사 윤 모(22·카투사) 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교차로 횡단보도에 친구와 함께 서 있다가 음주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친구 역시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 친구들은 의료진이 수일 내로 그에게 뇌사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충격을 받은 가족들은 판정의 근거 자료가 될 뇌파 검사에 차마 동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대학을 다니다 입대한 윤 씨는 로스쿨을 거쳐 검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어이없는 음주 운전 사고로 앞날이 창창한 청년의 목숨과 꿈이 산산이 조각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34%의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몰다 사고를 냈고 자신도 크게 다쳤다. 윤 씨 친구들이 음주 운전 처벌 강화해 불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지난 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은 현재 17만6천여 명의 추천을 받은 상태다. 20만 명이 넘으면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뮤지컬 연출가이자 배우 박해미의 남편인 황민(45)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104% 상태에서 스포츠카를 시속 167km로 몰다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차에 탔던 뮤지컬 연출가와 단원 2명이 사망하고 황 씨 본인 등 3명도 크게 다졌다.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음주 운전 사고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청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14~2017년 전국에서 음주 교통사고 8만7천728건이 발생해 2천95명이 숨지고 15만3천439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음주 운전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14년 592명→2015년 583명→2016년 481명→2017년 439명으로 차츰 감소하는 추세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인원도 2014년 25만1천788명에서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20만5천137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운전자가 2회 이상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된 재범률은 2013년 42.7%에서 지난해 44.7%로 되레 2.0%포인트 올라갔다. 음주 운전자의 절반가량이 습관적으로 음주 운전을 반복한다는 얘기다.

아직도 음주 운전으로 인해 한해 400명 이상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20만 명 이상의 운전자가 적발되는 것은 고쳐야 할 문제다. 미국은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운전자에게 살인죄를 적용한다. 음주 운전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벌해야 한다. 정부는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기 한 방침을 조기에 실행하기 바란다. 운전자 역시 음주 운전은 남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한 번만 저질러도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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