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호르몬의 거짓말 = 로빈 스타인 델루카 지음. 황금진 옮김.
여성들은 살면서 "오늘 그날이야?"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 달 주기의 호르몬 변화로 평소와 달리 예민하고 신경질적이 되는 시기가 있다는 믿음이 깔린 질문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생리 중인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이 있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생리전증후군(PMS) 등 생리 주기가 일상생활과 대인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15년간 여성의 건강과 젠더 불평등을 연구한 심리학자인 저자는 "여성이 짜증이 나고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것은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여성에 대한 과학정보가 사실은 통념이나 미신에 불과하다며, 수천년간 지속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제약·의료업계의 돈벌이를 위한 왜곡, 은폐라고 주장한다.
2016년 130만 조회 수를 넘기고 22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화제가 된 TED 강연이 책 토대가 됐다.
동양북스. 448쪽. 1만7천500원.
▲ 뒤에 올 여성들에게 = 마이라 스트로버 지음. 제현주 옮김.
평생 노동의 관점에서 성차별과 싸운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의 회고록.
저자는 남성이 지배하던 경제학계에서 고군분투하며 버클리대에서 '여성과 노동'이라는 강좌를 처음 개설했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사상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됐다.
성별에 따른 직업 분리, 차별 비용 등의 개념을 정립하며 경제학 내에 페미니즘을 확장한 그는 여성 교수의 급여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등 실질적인 지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2012년 교수직에서 은퇴한 저자가 경험한 성차별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이 시대에 메시지를 전한다.
동녘. 400쪽. 1만9천800원.
▲ 나는 누구인가 = 손봉호 지음.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현대인에게 기독교가 왜 필요한가를 말하는 수상집. 1987년 출간됐던 책을 손질해 개정판으로 냈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예수의 가르침이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만약 현대인이 기독교에서 별 흥미를 못 느낀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가르침이 낡아서가 아니라 현대인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성경의 가르침이 오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샘터. 296쪽. 1만4천원.
▲ 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 그레천 칼슨 지음. 박다솜 옮김.
2016년 미국 폭스뉴스 창립자인 보수 언론 거물 로저 에일스 회장을 성희롱 혐의로 고소한 전 폭스뉴스 간판 앵커가 본인 경험과 성폭력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또한 저자는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성폭력 증언을 소개하며 "더는 참지 말고 당당해지라"고 말한다.
칼슨은 에일스가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고 자신에게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에일스는 2천만 달러(226억원)를 칼슨에게 지불하고 합의했다.
칼슨은 1989년 미스아메리카 대회 우승자로 2005년 폭스뉴스에 입사한 후 주요 프로그램 앵커로 활동하다 2016년 회사를 나왔다.
에일스는 각종 성추문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했고,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칼슨의 폭로는 미국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했다고 평가된다.
문학수첩. 37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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