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리 르펜, 테러 순직경관의 동성연인 추모사에 "이런 행사서 배제해야"
소아성애와 동성애 직접 연결짓기도…검찰 벌금 1천만원 구형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원조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90)이 테러로 숨진 경찰관 등에게 동성애 혐오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마리 르펜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전신 국민전선(FN)의 창당자로 현 RN의 대표인 마린 르펜의 아버지다.
르펜은 2017년 4월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총격 테러로 한 남자 경찰관이 순직한 뒤 영결식에서 그의 동성 연인이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한 것을 비하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숨진 경찰관의 동거인이 참석해 긴 추도사를 한 것은 동성결혼을 제도화하고 공공연히 찬양한 것"이라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리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이런 가족 형태(동성결합)는 이런 행사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썼다.
숨진 자비에르 쥐젤레 경관은 파리 최대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순찰 근무를 하던 중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추종자의 총격을 받고 순직했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생전에 경찰 내 성 소수자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인물로, 추모식에는 쥐젤레 경관과 사실혼 관계인 동성 연인이 대표로 추도사를 했다.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참석한 영결식에서 고인의 동성 파트너는 울먹거리면서 "어떤 증오도 품지 않겠다. 증오는 네 심장을 뛰게 하고 너를 경찰관이 되게 한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르펜을 기소한 검사는 4일(현지시간) 재판에서 르펜의 글이 동성애를 금지하라는 명백한 촉구로 해석됐다면서 벌금 8천 유로(1천만원 상당)를 구형했다고 리베라시옹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르펜은 또 다른 두 건의 동성애 혐오발언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수프 속의 소금과 같다. 소금이 너무 많으면 수프를 먹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르펜은 아울러 작년 SNS로 공유된 영상에서 동성애와 소아성애를 직접 연결짓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고 있다.
르펜 측 변호인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서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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