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소비에트연방 같다' 헌트 영국 외무 발언 현명하지 못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4일(현지시간) "EU는 '캐나다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합의에 열려 있다"면서 "이는 캐나다와의 협정에 비해 통상이나 안보, 대외정책 협력에 있어 더 (높은 수준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면담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례 전당대회가 끝난 만큼 "이제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를 떠날 예정이지만 양측은 아직 이에 대한 협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투스크 의장은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EU를 소비에트연방에 비교한 발언에 대해서도 "모욕적이며 어리석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헌트 외무장관은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EU를 소비에트연방에 비교하면서 "영국을 코너에 몰아넣는다면 우리는 무너지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는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막은 것은 소비에트연방이었다"면서 "역사의 교훈은 명확하다. EU가 감옥으로 바뀐다면 이를 빠져나가려는 열망은 줄지 않고 커질 것이며, 탈출하려는 것은 영국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총리 출신인 투스크 의장은 "소비에트연방이 감옥과 강제노동수용소, 국경과 벽, 시민과 이웃에 대한 폭력 등에 관한 것이었다면 EU는 자유와 인권, 번영과 평화, 공포가 없는 삶,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내부 국경과 벽이 없는 대륙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스크 의장은 "EU 의장이자 생의 절반을 소비에트연방에서 보낸 사람으로서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파트너를 존중하며, 파트너 역시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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