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관련 활동 감시가 주임무…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해킹 당시 러 출신 이중간첩 독살 기도 등 의혹 사건 조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화학무기금지협정(CWC)을 이행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화학무기를 영구히 제거하는 전 세계의 활동을 감시하는 것을 주 임무로 삼고 있다.
지난 1997년 발효된 CWC는 화학무기 개발과 획득·생산·보유·이전·사용 등을 전면 금지하는 국제협약으로 한국을 비롯해 193개국이 가입해 있다. 북한은 가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각 회원국이 신고한 화학무기 가운데 96%가 OPCW의 감시하에 제거됐다.
OPCW는 또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조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OPCW를 해킹 대상으로 삼은 것은 러시아가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OPCW의 조사활동을 알아내기 위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해킹이 시도될 당시 OPCW는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 때 사용된 신경안정제를 분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킹 당시 OPCW는 시리아 두마에서 사용된 화학무기의 성분도 분석 중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서 반군을 겨냥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OPCW는 전 세계 화학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광범위한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OPCW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어 네덜란드 정부가 OPCW에 대한 보안 및 경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내달 열리는 제23차 화학무기금지협약 당사국총회의에서는 이윤영 주(駐) 네덜란드대사가 의장으로 선출돼 총회를 주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1년간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CWC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사국총회의 의장직을 한국 대표가 맡는 것은 지난 1998년 제3차 당사국총회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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