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한기 청문회서 '남북 군사합의서' 놓고 공방

입력 2018-10-05 11:52  

여야, 박한기 청문회서 '남북 군사합의서' 놓고 공방
與 "NLL 포기한 것 아냐…우리 방어태세 변함 없다"
野 "핵 한 방이면 대한민국 날아가는데 무슨 군비축소"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설승은 기자 = 여야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박한기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남북의 군사 분야 합의서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우리의 3배에 해당하는 GP(최전방 감시 초소)가 북한에 있는데 남북이 각각 11개의 GP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며 "11개씩 철수하면 우리는 49개가 되고 북한은 149개가 되는데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황 의원은 "우리의 현존하는 적은 북한이며, 서해상에서의 북한 도발은 모두 의도되고 기획된 것이었다"는 박 후보자의 발언에 "박 후보자 생각과 남북 합의서에 적시된 내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꼬집었다.
또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신뢰를 하나도 할 수 없는 것이 북한이다"며 "북에 핵이 남아있고 핵 한 방이면 대한민국이 날아가는데 무슨 군비를 축소하고 무력충돌을 방지한다고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국방개혁 2.0이나 3축 체계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지금 역사에 큰 영웅이 되느냐 죄인이 되느냐 하는 순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방위원회로 사보임 된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물으며 박 후보자를 추궁했다.
김 의원은 "강 장관이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폐기를 교환하자는 북한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면서 "미국은 북한에 핵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것인데, 북한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충분한 답변 기회를 주면서 남북 군사합의서를 통해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위험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남북 군사합의서의 가장 큰 목적은 남북 간 무력충돌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GP를 철수하더라도 실질적인 군사 대비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이 서해 완충 수역에 합의했는데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훈련은 그대로 하지 않느냐"고 질의해 "해군의 NLL 경비 작전은 그대로 시행될 것이다. 우리의 방어태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박 후보자의 답변을 끌어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도 "우리가 NLL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해안포, 함정 수, 포병 수 등 모든 것을 보면 우리가 서해 지역에서 대북 군사력의 절대적 우위를 지키지 못 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합의서에서 'NLL 일대를 평화 수역으로 만든다'고 했다"면서 "과거 북한은 NLL을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합의서 조문을 통해 묵시적이지만 NLL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박 후보자가 합참에서 근무한 것은 중령 때 한 번뿐"이라며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 안보의 실질적 책임자로서 전문성을 갖췄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후 청문회를 마치는대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할 계획이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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