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임원 '캐버노 청문회' 참석 놓고 혼돈에 빠진 페이스북

입력 2018-10-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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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임원 '캐버노 청문회' 참석 놓고 혼돈에 빠진 페이스북
직원들 게시판에 "성폭행 혐의자 지지는 페이스북 문화 짓밟는 행위" 비난
카플란 부사장 "20년 지기로서 어려울 때 함께 있어 주려 한 것"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페이스북 글로벌 정책 담당 부사장 조엘 카플란이 미국 정치 최대 현안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것을 놓고 페이스북이 혼돈에 휩싸였다.
캐버노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파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까지 겹치면서 그의 인준 여부가 내달 미국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지난 27일 청문회에서 그는 자신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자리에 캐버노의 오랜 친구인 카플란이 방청석 앞자리에서 침통하게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기자들의 사진에 담겼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카플란 부사장이 당시 청문회에 참석한 것은 캐버노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넘어 페이스북이 이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비판했다.
카플란 부사장은 내부 지적이 일자 지난 30일 "사과하고 싶다. 이 순간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카플란은 캐버노의 가까운 친구이며 그가 회사 규칙을 어긴 것이 없다고 편들었다.
그러나 비판은 오히려 확산됐다. 4일 현재 회사 내부 게시판에는 수백 명의 직원이 비판 글을 게시했다.
한 직원은 "청문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뻔히 아는 우리 부사장이 언론의 눈에 잘 띄는 청문회 자리를 선택한 것은 의도적이었다"고 했고, 또 다른 직원은 "그는 자신의 이런 행동이 내부의 분노를 야기할 것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자신이 해고당하지도 않을 것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그의 (성폭행 혐의자를 편드는) 행동은 페이스북의 문화에 대한 저항이자 동료들의 뺨을 때린 행위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카플란은 "캐버노와 나는 20년 된 친구 사이이며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했고, 아이들도 함께 성장했다"면서 "나는 개인 자격으로 그곳에 있었을 뿐이며, 친구가 어려울 때 그의 옆에 서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고 믿고 있다"고 강변했다.
논란이 꺼질 줄 모르자 페이스북은 5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인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당사자인 카플란은 물론,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성폭행은 우리 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어 희생자들의 고통을 낳은 문제"라면서 "우리 지도부는 지난주 그의 청문회 참석이 실수임을 알고 있으며, 직원들이 올린 모든 의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내부 혼란은 캐버노 대법관 지명을 둘러싼 분열이 예기치 못한 곳으로 퍼졌고, 세계 최대 기술기업 가운데 하나를 어떻게 분열시켰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면서 "페이스북은 최근 인스타그램의 공동창업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과 중간선거를 앞둔 거짓 정보에 대한 계속된 조사에 직면한 상태"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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