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김해자(57) 시인의 시집 '해자네 점집'이 제33회 만해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출판사 창비가 5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해자네 점집'은 삶의 지독한 굴곡들이 만든 내면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그 삶들이 얽히고 섞이면서 움직이는 사회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인은 쓰는 자의 자리를 기꺼이 타인들의 목소리에 내어주고 무당처럼 각양각색의 민중으로 빙의함으로써 그 고해를 자유자재의 발성으로 풀어낸다. 개별적인 시편들도 뛰어나지만 그 목소리들이 한권의 시집에 모여 구축한 화음과 입체적인 삶의 면면이 더욱 감동적이다"라고 평했다.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시인은 미싱공으로 일하며 인천에서 노동자들과 시를 쓰기 시작해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무화과는 없다', '축제', '집에 가자' 등을 냈으며, 전태일문학상, 백석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11월 22일 저녁 6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비가 운영하는 다른 문학상들과 함께 열린다. 상금은 3천만원.
만해문학상은 만해 한용운의 업적을 기리고 그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3년 창비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등단 10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작가의 최근 2년간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한다.
본상과 함께 특별상도 시상해 왔지만, 올해 특별상 수상작은 선정하지 않았다고 창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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