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공화당 내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이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김정은은 사랑할만한 것이 전혀 없다. 사랑놀이 그만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지만 면전에서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 직설파로 알려진 그레이엄 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앞둔 3일(현지시간) 시사지 애틀랜틱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과의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에 대한 '연정(戀情) 외교'를 꼬집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건대 '사랑한다는 말로 충분하다'"면서 "사랑 같은 소리 그만하라. 김정은은 사랑할만한 것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심 공세가 먹혀들 것이라는 믿음 하에 김정은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으며 여기에 '우리가 놀아나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최근 수십 년간 북한과의 비핵 협상이 결국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데 주목하면서 "이것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르나 우리가 또 다른 대화의 장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사랑운운은 우려스럽다. 그렇다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는 데는 오직 한가지 각본(시나리오)만 있을 뿐이라며 이는 김정은에 핵무기는 그의 생존을 위한 궁극적인 방패가 아니라 오히려 그를 패망시키는 검(劍)이 될 것임을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랑의 표현이나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현재 남북한이 미국에 압박하고 있는 종전선언 등도 이 시나리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북한에 대해 지대한 위험을 수반한 핵무기를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서방의 경제개발 모델을 추구하는 지원과 이들 무기를 교환할 것인지를 택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에 '죽음이냐 (트럼프식)콘도냐'를 택일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만약 로켓맨이 트럼프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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