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1966년부터 1981년까지 15년 동안 우리나라에 와서 결핵 퇴치 등 보건 사업과 영어교사로 활동했던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 80명이 5일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방문했다.
제라드 크르직 평화봉사단 동창회(FoK·Friends of Korea) 회장을 비롯한 브루스 풀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낸시 켈리 헬스발런티어스오버시즈(HVO) 이사 등 전 단원들은 KOICA 개발협력역사관 등을 둘러보면서 "눈부신 성장을 한 한국의 발전에 감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크르직 회장은 "한국에서 봉사했던 동료들과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며 "평화봉사단의 활동이 KOICA로 이어졌듯 KOICA의 활약이 개발도상국의 동기부여가 돼 긍정적인 도미노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풀턴 교수는 "1978년 전라북도 장수군에 영어교사로 왔던 것은 우연이었지만 인연이었고 동시에 필연이었다"며 "한국은 제2의 고향이며 앞으로 한국의 문학작품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번역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풀턴 교수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등 한국 소설 150여 편을 영어로 번역·출간했다. 지난 8월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기리는 만해축전 시상식에서 만해문예대상을 받았다.
FoK 회원들은 이날 봉사의 의미와 우리나라에서 활동했을 당시 경험을 공유했다. 또 평화봉사단을 모델로 한 'KOICA 해외봉사단' 사업에 대한 현황 청취와 함께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KOICA 단원들과도 교류했다.
이미경 KOICA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6ㆍ25 한국전쟁 직후 한국은 절망적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과 평화봉사단의 도움 덕분에 지난 5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KOICA는 평화봉사단으로부터 배운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이루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초청으로 이번에 방한한 회원들은 앞서 지난달 30일 입국해 자신이 활동했던 지역을 찾아가 발전상을 둘러봤다.
FoK는 우리나라에서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했던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양국의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2013년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한국 발전 관련 영상자료와 평화봉사단 활동 자료집을 제작하고, 한인 단체를 후원하는 활동을 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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