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치…저류지 4곳 수문 개방, 하천 수위 조절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흔치 않은 10월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제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제주(제주시 건입동 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는 310㎜의 비가 내렸다.
이는 태풍 나리가 제주도를 강타한 2007년 9월 16일 기록한 일일 강수량 420㎜에 이어 1923년 제주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2위 기록에 해당한다. 10월 일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나리는 역대 제주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태풍으로 꼽힌다. 불과 2∼3시간 사이에 시간당 100㎜ 안팎의 '물폭탄'을 쏟아부어 제주시가지를 지나는 모든 하천이 범람, 물 빠짐이 좋은 지질 구조상 홍수 걱정이 적었던 제주에서 상상조차 못 한 물난리가 나 13명이 목숨을 잃고, 1천30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콩레이도 나리에 버금가는 비를 몰고 왔다.
그러나 단시간에 폭우가 집중됐던 나리 때와 달리 이번에는 지난 4일부터 비가 시작돼 5일에도 온종일 비가 내렸다. 저녁 들어서는 한동안 시간당 40㎜를 웃도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라산에도 최고 5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5일 하루 한라산의 지점별 강수량은 윗세오름 519.5㎜, 어리목 500.5㎜, 사제비 478㎜, 삼각봉 415㎜ 등이다.
제주도 북부에도 많은 비가 쏟아져 산천단 396㎜, 외도 388.5㎜, 오등 382㎜, 제주공항 358㎜, 대흘 301.5㎜ 등 300㎜를 웃도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 밖의 지점은 서귀포 172.5㎜, 성산 137.8㎜, 고산 103.1㎜, 송당 231㎜, 신례 194.5㎜ 등의 비가 내렸다. 고산 지점은 10월에 기록된 일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우에 하천 수위가 올라가자 제주시는 지난 5일 오후 6시 13분, 오후 6시 56분께 한천 제1, 2저류지 수문을 개방한 데 이어 오후 7시 10분께에는 산지천 제4저류지, 오후 7시 18분에는 병문천 제2저류지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하기도 했다.
제주 북부와 산지에 비가 유독 많이 내린 이유에 대해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제주도에 북동풍, 동북동풍 등의 바람이 불어 수렴대가 한라산 북쪽으로 형성되면서 강수가 북부와 산지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제주에 100∼200㎜, 산지 등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으며, 6일 오후 점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태풍 콩레이는 5일 오후 9시 현재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2m에 강도는 중인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남남서쪽 240㎞ 해상에서 시속 37㎞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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