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통과 무게…공화당 이탈표 발생 장담못해 마지막까지 안갯속
중간선거 앞서 여야 대치 '정치 드라마'…표결 7일로 연기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파문에 휘말린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5일(현지시간) 진행된 상원 본회의 토론종결안이 가결됐다.
지난달 28일 법사위 통과에 이어 이날 절차투표도 가결됨에 따라 극심한 진통을 빚은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본회의 전체 표결이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 놓게 됐다.
현재로서는 인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공화당 내 일부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어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토론 종결에 대한 절차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51명, 반대 49명으로 가결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상원은 30시간 이내에 토론을 종결해야 한다. 현재 상원 의석이 공화당 51석, 민주당(무소속 포함) 49석의 의석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캐버노 지명자 인준 문제를 놓고 그동안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3인방 가운데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 등 2명이 토론 종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의원이 토론 종결안을 찬성, 당 차원의 반대 대오에서 이탈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찬성 51 대 반대 49를 기록하게 됐다.
외신들은 격렬한 대치 끝에 이날 토론 종결 투표가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종신직인 대법관 인준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의원의 '변심' 여부에 따라 여전히 '탈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캐버노 지명자의 운명이 이들에 달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플레이크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인준 투표에서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주당 맨친 상원의원의 경우 토론 종결에는 찬성했지만, 인준 자체에 찬성표를 던질지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은 공화당의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상원의원이 딸의 결혼식 참석으로 6일 예정된 본회의 인준 투표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통보하면서다.
이렇게 되면 공화당 50석, 민주당(무소속 포함) 49석으로 공화당이 1석 줄게 돼 민주당의 맨친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에는 공화당에서 1표만 이탈해도 인준안은 부결된다.
이 때문에 공화당 지도부는 최종 인준 투표를 오는 7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버노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파문은 지난 몇주간 워싱턴 정가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면서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번 파문은 고교 시절 술에 취한 캐버노 지명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피해여성 크리스틴 포드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계기로 불거졌으며, 지난달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포드와 캐버노 지명자가 시차를 두고 증인으로 등장해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인준 절차가 일주일 연기됐다. 미국 언론들은 "중간선거를 몇 주 앞두고 미국의 시선을 고정시킨 정치적 드라마였다"고 묘사했다.
캐버노 지명자가 진통 끝에 의회의 인준 벽을 넘을 경우 미 연방 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무게추가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사법의 보수화'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캐버노 지명자가 인준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분명한 승리를 안기게 되는 셈"이라며 낙태와 이민, 트랜스젠더의 입대 문제 등 이슈를 놓고 사법부 판결의 보수화 성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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