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윗세오름 707㎜·전남 강진 252㎜, 초속 53m 강풍
바다·하늘길 끊겨, 경남 통영 상륙해 동해로 빠져나갈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제주를 할퀸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남해를 거쳐 부산 등 영남 해안가로 북상하고 있다.
흔치 않은 10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는 기록적인 폭우에 농경지가 침수되고 수천 가구가 정전되는 등 비·바람 피해가 속출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콩레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서귀포 북동쪽 약 90㎞ 해상에서 시속 49㎞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최대풍속 초속 32m, 강풍반경 340㎞의 중형급 태풍이다.
태풍은 경남 통영에 상륙한 뒤, 이날 오후 동해를 거쳐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를 거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했으나 여전히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해 상륙 지점인 영남 해안가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 제주 태풍 직격탄…비·바람 피해 속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정오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제주 윗세오름 707㎜를 비롯해 어리목 625㎜, 제주 336.3㎜, 전남 강진 252㎜, 경남 남해 202㎜, 전남 진도 214.5㎜ 등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는 바람도 강하게 불어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이 한라산 사제비 초속 53m, 진달래밭 50.2m, 마라도 29.9m, 제주공항 25m, 성산 23.2m로 측정됐다.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피해도 속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주도 애월읍 일대 10여 가구와 월대천 인근 저지대 농경지, 학교, 식당, 호텔 등 곳곳에서 61건의 침수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는 야자수가 도로 위에 쓰러졌고 간판과 가로등, 신호등이 강풍에 흔들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강한 비바람에 감귤과 감자, 당근, 양배추 등 밭작물 유실과 침수로 인한 병해충 발생 등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전선이 강풍에 끊어지면서 정전도 잇달았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와 안덕면 사계리, 남원읍 신흥리, 성산읍 신천리 등 1천148가구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한때 불편을 겪었다.
현재 659가구는 전력공급이 재개됐으나 나머지 489가구는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다.
이 밖에 전남과 경남 해안가와 부산 등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인한 가로수 쓰러짐과 낙하물 피해가 접수되기도 했다.
◇ 남·동해 전역 태풍특보 발효…바다·하늘길 막혀
이날 오전 8시 현재 제주와 남해 모든 해상, 광주·전남, 부산·경남,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져 있다.
전북과 충남·충북 일부 지역, 동해 모든 해상, 울릉도·독도 등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태풍 북상으로 전국 곳곳에서 바다·하늘길이 통제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국 14개 공항에서 364편의 항공기가 결항 조처됐다.
제주국제공항이 170편으로 가장 많고 김포 101편, 김해 20편, 기타 73편 등이다.
바다의 물결도 높아 목포∼흑산도와 여수∼거문도, 포항∼울릉 등을 잇는 78개 항로, 139척의 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이 밖에 제주 서귀포시 산방산 진입로 1.2㎞ 구간, 울릉도 사도∼서면 4.3㎞ 구간 등 도로 2곳과 한라산과 한려해상 등 전국 15개 국립공원 404개 탐방로도 입산객 안전을 위해 통제되고 있다.
◇ 지자체 2만2천711명 비상근무 돌입…피해 점검
지자체들은 태풍 북상에 따라 일제히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피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부산 5천467명을 비롯해 충북 3천853명, 경남 3천808명, 전남 1천603명, 울산 1천481명, 강원 1천434명 등 모두 2만2천711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공무원 등은 인명피해 우려 지역 3천698곳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선박 2만9천922척은 안전지대로 대피하거나 결박 조처했다.
굴착기 15만여대와 덤프트럭 6만여대, 양수기 5만여대 등도 확보해 침수 등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흔치 않은 10월 태풍에 대한 국민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전광판과 방송 자막, 문자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홍보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와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취약 시설을 점검하는 동시에 태풍 피해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긴급 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전파하면서 태풍이 소멸할 때까지 철저하게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지혜 장덕종 이종민 김선경 정경재 기자)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