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폼페이오 방북 후 모스크바서 3자회담…대미공조 강화

입력 2018-10-07 17:23   수정 2018-10-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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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폼페이오 방북 후 모스크바서 3자회담…대미공조 강화
최선희-쿵쉬안유-모르굴로프 회동…"한반도 비핵화 협상 한목소리 낼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방문에 이어 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았다.
최 부상은 다음 주 초까지 모스크바에 머물며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북러 양자회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동참하는 북중러 3자회담을 잇따라 열 계획이다.
8일 북러 양자회담, 9일 북중러 3자회담이 잡혀 있다.
최 부상은 모스크바 도착 직후 방러 목적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북중러) 3자 협상을 하러 왔다"고 답했다.
최 부상이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이루어진 방중 기간에 이미 쿵 부부장과 만나 북중 회담을 한 상황에서 쿵 부부장이 역시 모스크바로 날아와 최-쿵-모르굴로프 간 북중러 3자회담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 부상은 특히 이번 북중러 3자회담을 위해 7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최 부상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석하는 북미회담에도 빠졌다.
대신 최 부상은 북한의 '우군'인 러시아, 중국과의 양자·3자 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등을 포함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시점에 맞춰 북미 협상 책임자인 최 부상을 보란 듯이 중국과 러시아로 보낸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뒤에는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중국과 러시아란 두 강국이 버티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자 미국과 각각 '무역전쟁', '제재 전쟁'으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 밀접한 공조를 통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방안을 담은 '로드맵' 구상을 함께 마련해 제시하면서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상당 정도 두둔한 바 있다.
올 들어 남북·북미 대화와 함께 한반도에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뒤에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북한의 핵시설 일부 폐기와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행보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중러 3국은 나란히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이전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부당한 것으로 비난하고 있다.
3국은 이번 모스크바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3자는 그동안 지속해서 강조해온 한반도 핵문제의 단계적 해결,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을 내세우면서 북한의 선제 행동에 상응하는 미국의 양보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 요구가 우선하여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반영한 3국의 공통된 입장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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