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전북 현대는 올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부산 이탈로 골머리를 앓았다.
풀백 김진수가 3월 축구대표팀 유럽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수술대에 올랐고, 센터백 김민재가 5월 대구FC와 경기에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미드필더 이재성은 시즌 중반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다.
이 밖에도 여러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등 악재가 겹쳤다.
힘든 상황에서 팀을 일으킨 건 30대 이상 고참 선수들이었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많은 경기를 책임지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철인' 이용(32)이다. 활동량이 많은 오른쪽 풀백 이용은 매 경기 모든 체력을 쏟아내며 상대 측면을 공략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출전으로 체력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도 경기 출전을 마다치 않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구단 최우수 선수상을 준다면 이용에게 주고 싶다"라며 "힘든 기색 한 번 없이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온 힘을 쏟았다"라고 말했다.
이용은 어시스트 8개(2위)를 기록하며 도움왕 경쟁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최철순(31), 최보경(30), 신형민(32) 등 30대 선수들이 묵묵히 음지에서 맹활약했다.
1979년생으로 불혹을 앞둔 이동국(39)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올 시즌 12골을 넣어 팀 내 최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동국 효과는 수치로만 표출되지 않는다. 은퇴를 앞둔 시기에 신인 선수 못지않은 성실한 모습으로 후배들의 귀감을 얻고 있다.
아드리아노, 로페즈, 김신욱 등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수들은 이런 이동국의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이동국은 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도 1-2로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침착하게 페널티골을 넣으며 우승 확정 골을 뽑아냈다.
전북의 우승은 고참 선수들이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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