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 3∼5위 지지 확보가 관건…지지층 결집 효과도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이제 관심은 오는 2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결선투표로 쏠리게 됐다.
7일 시행된 1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는 좌파 노동자당(PT)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앞서며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며 대선 캠페인 막판에 대세론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 보우소나루 후보는 내심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으나 과반까지 4∼5%포인트를 채우지 못했다.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면서 날개가 꺾인 '좌파의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다지 후보는 일단 결선투표가 성사된 데 안도하는 모습이다. 대선후보 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해 결선투표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는 전략이다.
1차 투표와 마찬가지로 결선투표의 판도도 보우소나루 후보가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양대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와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 결과를 보면 결선투표 예상 득표율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45%, 아다지 후보는 41∼43%로 나왔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사실상 대등한 수치로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MDA의 조사에서는 결선투표 예상 득표율이 보우소나루 후보 45.2%, 아다지 후보 38.7%로 나와 이보페·다타폴랴보다는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후보 모두 1차 투표 3위 이하 후보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노동당(PDT) 시루 고미스 후보와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는 각각 12.52%, 4.85%를 얻었다.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는 1%대에 그쳤다.
이론적으로 중도좌파에 가까운 고미스 후보는 아다지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1차 투표에서 고미스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80%가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했다.
아우키민 후보의 입장은 다소 애매하다. 소속 정당 내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아우키민 후보 자신은 중립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대선에서 볼 수 있듯이 결선투표로 가면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되면서 좌-우파 진영의 지지층 결집 양상이 나타나는 데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도 어느 쪽으로든 표심을 정하게 된다.
특히 잇단 권력형 부패 스캔들과 경제침체, 치안불안 등에 지쳐 대선을 외면했던 중도 유권자들이 결선투표의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