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억제'…195개국 승인

입력 2018-10-08 10:00   수정 2018-10-08 10:17

'지구온난화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억제'…195개국 승인
인천서 제48차 IPCC 총회 열려…특별보고서 요약본 만장일치 채택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 1.5도가 2도보다 인류에 훨씬 유익"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과 온난화 영향 등을 담은 특별보고서 요약본이 세계 195개국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1∼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어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정책 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을 승인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김종석 기상청장을 수석 대표로 기상청, 환경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11개 부처로 구성됐다.
당초 총회는 5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 사이에 치열한 갑론을박으로 하루 연장된 6일 마무리됐다.
2015년부터 제6대 IPCC 수장을 맡은 이회성 의장은 7일 브리핑에서 "과학자들이 만든 초안을 각국 정부 대표가 한 문장씩 검토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1.5도 목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이루려면 전 지구적으로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실행해야 한다"며 "그에 따라 여러 혜택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번 특별보고서가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약 1도 상승했다. 2006∼2015년 평균 온도는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0.87도 올랐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도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1.5도 목표'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IPCC에 특별보고서 작성을 요청했다. IPCC는 이번 총회 개회 이전에 특별보고서를 작성했다.
특별보고서 요약본은 4개 장, 33쪽으로 구성됐다.
첫 장인 A장은 지구온난화의 현황과 영향, 위험, 전망, 인류에게 주는 메시지 등을 설명한다.
이산화탄소 배출 등 최근의 인위적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 추세는 10년당 0.2도다. 이 같은 지구온난화 추세가 유지되면 2030∼2052년 사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를 전망이다.
판마오 자이 IPCC 워킹그룹(WG)1 의장은 "그동안 인간으로 인해 이미 1도가 오른 상태"라며 "앞으로 인간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으면 2100년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4∼6도나 올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일시적으로라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면 지구온난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져 1.5도 수준에서 안정화할 때보다 인류에 미치는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B장은 '1.5도 온난화'가 생태계와 인류의 건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담았다. 특히 2100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때와 2도 상승할 때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1.5도로 목표를 설정할 필요성을 기술한다.
특별보고서 요약본은 1.5도와 2도의 차이가 '확고하다'(robust)고 표현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오를 경우 2도 오를 때보다 해수면 상승은 10㎝ 낮아진다.
이 덕분에 1천만 명의 인간이 해수면 상승의 위험에서 벗어난다. 2도 상승할 때에는 육지의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은 1.5도 상승 시의 2배에 이른다.
판마오 자이 의장은 "전 지구적으로 산악지대에 영구 동토층이 많은데, 그 밑에 많은 온실가스가 매장돼 있다"며 "기온이 2도 오르면 영구 동토층이 녹아 온실가스가 대기에 방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2도 온난화'에서는 10년에 한 번 빈도로 여름에 북극 얼음이 완전히 녹을 수 있지만, '1.5도 온난화'에서는 100년에 한 번 빈도로 완전히 녹을 것으로 분석됐다.
'2도 온난화'가 현실화하면 전 세계 산호의 99% 이상이 소멸할 전망이지만, '1.5도 온난화'의 경우 70∼90%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보고서는 지구온난화는 빈곤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기술했다.
C장은 '1.5도 온난화'를 위한 에너지 공급, 산업, 건물, 수송 등 여러 분야 시스템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지구온난화를 '1.5도 이하'에 묶어 두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줄여야 한다.
아울러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 이는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야 한다는 의미다.
2100년까지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 이산화탄소는 1천억∼1조t이다.
1.5도를 달성하기 위한 비용은 2도에 비해 3∼4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5∼2050년 에너지 부문 투자 규모 증가분은 연간 9천억 달러다. 이 기간 저탄소 기술과 에너지 효율 분야 투자는 5배 증가하지만, 화석 연료 생산·전환 투자는 60% 감소한다.

D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 퇴치 노력 강화 방법을 담았다.
'1.5도 온난화'를 이루기 위한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2016∼2035년 연간 총 투자는 2조4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짐 스키 IPCC 워킹그룹(WG)3 의장은 "'1.5도 온난화' 목표 달성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제도적인 측면이 마련됐으니 각국 정부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데브라 로버츠 IPCC 워킹그룹(WG)2 의장은 "지구온난화 억제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간이 입는 피해가 줄어들어 경제 성장 등의 편익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짐 스키 의장은 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한국 기자의 질문에 "원자력에 관한 각국 정책은 다양하다"며 "IPCC는 각국의 결정 권한을 존중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특정 기술에 대한 적절 여부 판단은 내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별보고서는 올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된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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