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보도에 따르면 중국중앙(CC)TV가 이날부터 백가강단(百家講壇) 프로그램에서 시 주석의 전례와 고사를 다루는 '평어근인'(平語近人) 특집을 마련했다. '평어근인'은 시 주석이 말이 겸손하고 온화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로 그의 말을 통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이 특집은 19일까지 계속된다.
예고편을 보면 문학과 역사학자, 전문가들이 출연해 시진핑 어록을 소개하고 그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해석하며 주요 대목마다 다수의 청중들이 박수를 치며 화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후난방송에 이어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후난방송은 중국의 황금연휴인 국경절(10월 1∼7일) 기간에 '신시대 학습대회'라는 퀴즈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후난방송은 관영 중국중앙(CC)TV 다음으로 중국에서 시청률이 높은 방송으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요지와 시 주석이 가장 좋아하는 서적 등에 관한 퀴즈를 풀고 그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작년 10월 제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을 개정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명기했으며, 올해 3월에는 중국 헌법에도 공식적으로 시진핑 사상을 삽입했다.
이후 정부기관, 기업, 학교, 군 등 중국 각 부문에서는 시진핑 사상을 전파하고 학습하려는 거대한 붐이 일었으며, 런민(人民)대를 비롯한 중국 주요 대학들은 앞다퉈 시진핑 사상을 탐구하는 연구소를 열었다.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열기는 지난 7월 상하이에서 둥야오충(董瑤瓊.29)이라는 20대 여성이 시 주석의 초상에 먹물을 뿌린 사건이 돌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거리에서 시 주석에 대한 선전구호와 초상화를 조용히 제거하는 등 '개인숭배' 흔적 지우기에 나섰으나 최근 다시 적극적으로 이데올로기 선전전을 전개하는 모습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의 대외전략에 대한 내부비판으로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다소 가라앉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이런 움직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정치지형에 미묘한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변화는 시 주석이 내부적으로 권력집중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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