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동식물 돌보기 비중 증가세 '뚜렷'
청소·정리 노동 비중은 분리수거 영향으로 상승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저출산, 보육·요양 인프라 증가 등 영향으로 미성년과 성인을 돌보는 가사노동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인가구·비혼 증가 등 영향으로 반려견 등 동식물을 돌보기 위한 노동 비중은 여성과 미혼가구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를 보면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1999년 145조원에서 2014년 361조원으로 매 5년간 평균 35.5%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유엔(UN)의 권고에 따라 소득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 가치를 처음으로 평가한 것이다.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가정관리,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참여 및 봉사활동, 가계생산 관련 이동 등 4가지로 나눠 측정됐다.
식사·수면·운동처럼 제삼자에 의해서 할 수 없는 개인 유지 활동이나 학습 등은 행동 범위에서 제외됐다.
이중 소외계층 자원봉사 등 참여 및 봉사활동은 1999년부터 2014년까지 매 5년간 평균 45.6% 늘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가사노동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서 1.4%로 상승했다.
음식 준비 등 가정관리도 매 5년간 평균 37.8%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반려견이 늘면서 동식물 돌보기가 매 5년간 62.3% 늘어 가장 증가속도가 빨랐다. 노동 가치 비중도 1.1%에서 1.9%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청소 및 정리 노동 가치는 가전제품의 발달에도 분리수거 시간이 늘면서 전체 노동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에서 14.0%로 상승했다.
미성년·성인 등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의 노동 가치는 매 5년간 평균 30.2% 늘어 4개 분류 중 가장 증가 폭이 작았다.
이런 영향으로 미성년 돌보기 노동 가치 비중은 26.4%에서 23.5%로, 성인 돌보기 비중은 2.9%에서 2.4%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는 저출산에 더해 보육·요양 인프라도 늘면서 가정에서 담당하던 육아·노인 돌보기 부담이 정부나 기업 등 민간으로 이전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가계생산 관련 이동의 노동 가치는 매 5년간 평균 35.0% 늘었고 노동 가치 비중은 9.9%에서 9.8%로 소폭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참여 및 봉사활동(매 5년 평균 196.4%)을 제외하면 상품 및 서비스 구매의 노동 가치 증가 속도(58.0%)가 가장 빨랐다.
여자는 참여 및 봉사활동(104.6%)을 제외하면 동식물 돌보기 노동가치의 증가 속도(73.9%)가 가장 빨라 대조를 이뤘다.
2014년 기준 여자의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노동 가치(65조원)는 남자(29조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다만 매 5년간 증가율은 남자(37.2%)가 여자(22.7%)보다 높았다.
혼인상태별로 보면 미혼의 동식물 돌보기 노동 가치 평균 증가율은 매 5년간 245.3%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기혼의 경우 참여 및 봉사활동(112.7%)이 가장 높았고 상품 및 서비스 구매(47.7%), 의류 손질 및 세탁(44.9%)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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