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일단 저를 모르시는 분이 더 많아서 제 이름을 알리고 장점을 어필해야죠."
박지수(24·경남FC)가 마지막으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던 것은 15살이던 2009년 8월이었다. 당시 U-15 대표팀에 뽑혔던 박지수는 파주NFC에서 도요타컵과 AFC U-16 챔피언십 최종 예선을 준비하며 A대표팀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의 소원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박지수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스팀인 대건고에 진학한 뒤 곧바로 2013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어린 수비수에게 프로의 무대 적응은 쉽지 않았다. 입단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은 박지수는 방황하다 아마추어 리그인 K3리그(4부리그) FC의정부에 입단했다.
쉽지 않은 축구 환경 속에서 노력을 거듭한 박지수는 마침내 2015년 2부리그였던 경남FC에 입단해 다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찬 박지수는 경남FC가 올해 1부리그로 승격하면서 당당히 K리그1 선수로 맹활약했고,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러브콜까지 받았다.
박지수는 8일 파주NFC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고 나서 사방에서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라며 "특히 부모님께서 전화하셔서 '고생했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이후 9년 만에 파주NFC에 왔다. 그때는 주변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면서 주변 길들을 유심히 봤다.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박지수는 첫 훈련 각오를 묻자 "일단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없을 것"이라며 "내 이름과 나의 장점을 알리겠다. 스피드와 제공권이 나의 강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직도 K3리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며 "꿈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나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남FC 동료들이 '루이스 수아레스를 만나면 깨물고 와라. 그러면 정말 유명해 질 것'이라는 농담을 해줬다. 수아레스가 이번에 못오는 게 다행"이라며 "수준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 뛰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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