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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수술비가 없어 허리 부상을 치료하지 못하던 고려인 고등학생에게 무료 수술이라는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
8일 전남 순천공업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고려인 김 블라디 슬라브(18)군은 지난 4일 학교 체육관에서 운동하다 허리를 다쳤다.
수술하지 않으면 한쪽 다리에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500만원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말에 김군은 학교 기숙사로 돌아와야 했다.
경북 경주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김군의 어머니도 갑자기 큰돈을 구할 수 없었다.
이 상황을 가장 먼저 알게 된 학교 교사 신경란씨는 김군을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항상 밝은 태도로 동료 친구와 교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김군이었다.
신씨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모금이라도 할 생각으로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다.
김군의 안타까운 소식을 건너들은 송재욱 순천 우리병원 원장은 선뜻 김군의 수술을 무료로 맡아주기로 했다.
송 원장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나이도 어리고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인데 그의 앞날을 생각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겸연쩍어했다.
이날 송 원장의 집도로 무사히 수술을 받게 된 김군은 연신 송 원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김군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은 만큼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자동차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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