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국제페스티벌 삽화·필사본 전시, 영화 초기 자료도 인기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신데렐라의 언니가 발꿈치를 자른 뒤 피를 흘리면서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었다고요? 그림동화가 이렇게 잔혹했을 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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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2018 청주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독특한 세계기록유산을 볼 수 있다.
그림 형제가 세계 200개의 이야기와 10개의 전설을 모아 만든 '어린이와 가정의 이야기'는 200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는데, 일부 판본·삽화 복원본이 이 페스티벌에서 전시되고 있다.
8일 축제장을 찾은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학생 등 2천500여명의 학생들은 세계기록유산전 마지막 작품인 신데렐라 삽화 앞에서 발길을 떼지 못했다.
박수잔 전시팀장은 "신데렐라 삽화는 초기 그림동화의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알고 있던 내용의 그림동화와 많이 달라 학생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장 데스멋 콜렉션도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관람 코스 중 한 곳이다.
장 데스멋은 1907년에서 1961년 사이 활동한 네덜란드의 영사 기사이다. 영화 배급사 일도 했던 그는 900여편의 영상자료와 1천장의 포스터, 1천500장의 사진을 모았다.
2011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장 데스멋의 콜렉션 중 원본 100여점이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 전시되고 있다.
초기 영화는 모두 흑백영화인데 직지 페스티벌에서는 흑백영화와 색을 입힌 필름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박 전시팀장은 "장 데스멋 콜렉션은 영화산업 초기에 영화가 어떻게 제작됐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1333년 로마 교황이 고려 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필사본이 전시된 '직지 로드' 기획전 역시 학생들이 큰 관심을 드러내는 곳이다.
'존경하는 고려인들의 국왕께. 왕께서 그곳 그리스도인들에게 잘 대해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라는 내용이 이 편지에 담겨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제작되기 40여년 전부터 고려와 유럽이 교류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직지 로드'는 고려의 금속활자가 1455년 제작된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 금속활자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하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청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직지 숲으로의 산책'을 주제로 한 전시, 강연, 체험행사, 국제학술회의,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풍성한 행사가 열린다.
청주 세계 문자의 거리에는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1377 고려 저잣거리'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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