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정책효과·수익률 개선방안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출자한 모태펀드에서 1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펀드는 자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펀드에 돈을 내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애초 수익률 제고가 목적은 아니지만 막대한 손실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0일 문체부와 한국벤처투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모태펀드 문화계정에서 자(子)펀드에 투자한 금액의 평가액이 작년 말 기준 -27.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문체부는 2006년부터 작년 말까지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5천551억원을 출자했고, 여기서 79개 자펀드에 3천755억원이 투자됐는데, 남은 순자산가치가 2천720억원에 불과해 1천35억원이 사라졌다.
2013년 말 기준 수익률이 -12.29%였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5년 새 15%포인트나 투자 성적이 악화한 것이다.
수익률이 확정된 21개 청산펀드의 수익률도 -3.82%에 그쳤다. 이 펀드들은 운용이 이미 끝난 상태여서 나중에라도 수익 회복이 불가능하다.
작년 말 기준 전체 벤처펀드의 청산 수익률은 3.43%였던 것을 고려할 때,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펀드 수익률이 전체 벤처펀드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펀드가 손실을 내는 와중에도 운용사에 대한 관리 보수는 매년 110억원 이상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 문화계정에서 관리 보수를 지급한 자펀드는 58개로, 한 해 112억3천만원을 지급했다. 2016년에도 65개 자펀드에 113억7천만원을 지급했다.
한편 문화계정의 총 누적투자금액(문체부 출자자금+민간자금)은 8월 말 2조363억원으로, 영화에만 9천825억원(48.25%)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공연 투자는 2천651억원(13.02%), 게임 투자는 2천441억원(11.99%)이었다.
김 의원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문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문체부가 매년 수백억원씩 출자하고 있는데, 정책효과는 불투명한 채 손실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운용사들만 매년 110억원 넘는 보수를 받고 있다"며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고 운용상 수익률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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