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항공사 '외국인 불법 이사' 4년전 알았다…김현미 사과(종합)

입력 2018-10-10 18:14  

국토부, 항공사 '외국인 불법 이사' 4년전 알았다…김현미 사과(종합)
윤영일 의원, 국토부 국감 질의…김 장관 "당시 일을 잘못 처리했다"
3년 전엔 8개 항공사에 공문 보내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임을 강조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가 이미 수년 전 에어인천의 외국인 임원 불법 재직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고 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올해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 이후 외국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003490] 전무가 불법으로 진에어[272450] 등기임원으로 오른 사실이 알려지자 그전까지는 항공사들에 이런 사실이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윤영일 의원은 10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감사관실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김현미 장관에게 확인했다.
윤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1월 국토부 항공산업과 직원이 에어인천에 외국인 임원이 불법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해 국토부 차원의 조치가 이뤄졌다.
국토부 제출 자료를 보면 당시 항공산업과 A 사무관은 우연히 에어인천에 외국인 임원이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듣고, 이 회사 법인 등기부를 확인해 에어인천에 최초 면허가 발급된 2012년부터 러시아 국적 외국인 1명이 임원으로 등기돼 있음을 알게 됐다.
이런 사실은 당시 항공산업과장과 항공정책관, 국토부 2차관에까지 보고됐다.
당시 항공법은 외국인 등기임원이 재직 중인 항공사는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고 A 사무관이 에어인천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사실을 알리고 불법 상황을 해소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면허 취소를 해야 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를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문 한장 보내지 않고 처리한 것이다.
에어인천은 국토부 전화를 받고 사흘 뒤 이사회를 열어 해당 임원을 등기이사에서 제외했다.



국토부는 올해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된 뒤 다른 항공사에도 같은 문제가 있는지 조사한다고 했지만, 이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7월 언론을 통해 아시아나항공[020560]과 에어인천에도 불법 등기이사 재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처음 알았다며 두 회사의 면허 취소를 검토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의원이 이런 사실을 지적하며 문제 삼자 김현미 장관은 "감사관실을 통해 확인했다"며 "실무자들이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던 건 같다.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오류를 인정했다.
윤 의원은 이어 국토부가 이미 그전에도 국적 항공사의 불법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있다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국토부가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한 지 약 4개월 뒤인 2015년 3월 31일 국적 항공사 8곳에 '중요사항 통보 요청' 공문을 보내 "외국인 또는 외국 법인과의 전략적 재무투자 등으로 지분변경 등의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통보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당시에 불법 재직 여부를 확인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당시에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수긍했다.
윤 의원은 "국토부가 '땅콩 회항' 사건 이후 항공업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벌이며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사실을 확인하고 이런 공문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 행위를 원칙대로 처리하지 않고 봐주기식으로 넘어간 데 대해 업계와 유착관계 등이 없었는지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의도적으로 불법 사실을 감춘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의도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국토부 감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답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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