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발기부전 위험요인 가운데 약 3분의 1은 유전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의 유전자가 구체적으로 지목된 일은 아직 없다.
발기부전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는 유전자 자리(locus)가 최초로 발견됐다.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의료센터 노선 캘리포니아 연구소의 에릭 요르겐손 박사 연구팀은 SIM1 유전자에 인접한 유전자 자리(locus)가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9일 보도했다.
임상적으로 발기부전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포함된 '성인 건강·노화 유전역학연구'(GERA) 코호트(cohort) 3만6천648명의 유전자 검사 자료 분석에서 문제의 유전자 자리가 발견됐다고 요르겐손 박사는 밝혔다.
이 유전자 자리에 변이가 발생한 남성은 발기부전 위험이 2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다른 발기부전 위험요인들을 감안한 것이다.
이 발기부전 유전자 자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수록된 남성 22만2천358명의 유전자 검사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
이로써 발기부전을 유전자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약이 듣지 않는 발기부전도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IM1 유전자는 성 기능과 체중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하는 신호 경로(signaling pathway)의 일부로 알려졌다.
발기부전이 일어나는 유전자 자리는 SIM1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그 인접 영역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유전자 자리는 SIM1 유전자의 조절인자(promoter)와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 유전자 자리에서 변이가 발생하면 마스터 조절 유전자(master regulator gene)인 증강인자(enhancer)의 기능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요르겐손 박사는 밝혔다.
유전자를 전구(light bulb)라고 한다면 조절인자는 스위치이고 증강인자는 퓨즈 박스에 해당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발기부전 유전자 자리에서 증강인자가 활성화되면 SIM1 유전자의 조절인자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필요할 때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SIM1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10월 8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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