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CPU 94만원→84만5천원짜리로 기종 바꿔 재입찰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특정 업체가 낙찰받기에 유리하도록 제안 물품을 변경해 재입찰을 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10일 시와 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8월 2차 업무용 컴퓨터 135대를 조달청의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방법으로 구매했다. 입찰에는 A사의 제품이 낙찰됐다.
시는 입찰 과정에서 5개 업체에 물품제안을 했다가 A 업체의 이의로 입찰을 무효화시킨 뒤 다시 같은 업체를 상대로 물품제안을 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A사 제품을 싼 기종으로 바꿔 재등록했다.
시가 처음 A사에 제안한 기종은 'Intel Core i5 7500'(조달청 등록가격 94만원)이었는데 두 번째 제안에서는 이 업체의 의사를 반영해 'Intel Core i5 6500'(84만5천원)으로 변경해 준 것이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i5 7500시리즈에 윈도7 pro가 지원하지 못한다'는 A사의 말을 담당 공무원이 별도 조사 없이 그대로 믿고 구매부서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CPU 제조사인 인텔의 고객센터, 윈도7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센터에 각각 확인한 결과, CPU i5 7500시리즈는 Window 7 pro가 정상적으로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컴퓨터 전문가는 "A사 제품의 특성상 (Window 7 pro가) 안 깔릴 수도 있지만, 이는 확률 1% 미만이며, 이것은 자체 기술적 문제이지 CPU 문제는 아니다"며 "물품제안도 입찰의 한 과정인데 하자가 있는 물품을 없던 것으로 하고 타사 제품보다 10만원 정도 싼 제품으로 다시 제안하는 것은 엄연한 특혜"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당시 A 업체가 i5 7500 모델로 입찰에 참여했다면 동일사향의 L사가 낙찰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천안시의 2018년까지 3년 연속 하반기 추가 컴퓨터 구매에서는 A사가 동일 모델(CPU i5 6500)로 낙찰받았다.
시 관계자는 "A사의 CPU i5 7500시리즈가 윈도7 설치가 불가해 i5 6500시리즈로 제안 물품을 변경한 것"이라며 "특혜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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