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으면 독, 적으면 약…일산화탄소 치료제 개발

입력 2018-10-11 12:00  

많으면 독, 적으면 약…일산화탄소 치료제 개발
방출 양 제어해 세포보호…수화젤 패치 제조기술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유독가스로 알려진 일산화탄소를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은지 교수 연구팀이 일산화탄소 방출 양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수화젤((Hydrogel) 패치를 만들었다고 11일 밝혔다.
수화젤은 3차원 망상구조를 갖는 물질이다.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생체 재료로 폭넓게 활용한다.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는 체내 조직의 산소공급을 차단하고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두통·경련·구토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한다.
반면 10∼500ppm(100만분의 1)의 적은 농도라면, 염증 작용을 억제하고 혈관 이완과 세포 손상·사멸을 막는 보호 기능을 보인다.
업계에선 이런 일산화탄소를 치료 제재로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적절한 농도를 원하는 부위에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생체친화성 펩타이드(2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화합물)에 일산화탄소 방출 분자를 결합해 나노섬유 망상구조 형태를 유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산화탄소 방출을 제어할 수 있는 수화젤 주사와 패치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아픈 곳에 직접 붙이는 수화젤 패치의 경우엔 펩타이드 성질을 바꾸는 과정을 거쳐 물리적 강도와 접착성을 높였다.
치료 효과를 향상했다는 뜻이다.
연구팀의 기술은 분자 프로그래밍을 통해 일산화탄소 방출 양과 속도 조절을 할 수 있게 한다.
세포 내 유전자나 단백질 변형을 유도하는 활성 산소 형성을 억제해 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을 함께 줄였다.
이은지 교수는 "일산화탄소의 방출 양과 속도를 제어해 치료 제재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수화젤 패치 개발의 첫 사례"라며 "특정 조직이나 장기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가스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지난달 25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논문(표지논문)이 실렸다. GIST 김인혜 연구원(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이 제1 저자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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