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유희 즐긴 고구려인의 춤과 음악

입력 2018-10-10 15:32  

축제와 유희 즐긴 고구려인의 춤과 음악
전호태 교수 '한류의 시작, 고구려'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지린성에 있는 고구려 고분 무용총에는 무용수 6명을 묘사한 그림이 남았다.
통이 넓은 바지와 두루마기를 입은 무용수는 모두 소매가 길다. 팔을 한껏 뒤로 젖혔는데, 아래로 늘어뜨린 소매가 팔길이와 비슷할 정도로 기다랗다.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자인 전호태 울산대 교수는 신간 '한류의 시작, 고구려'에서 "고구려 춤은 소매 춤이자 날개 춤"이라고 평가한다.
전 교수는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고구려 춤을 '요동에서 날아온 새'에 비유했다고 소개하면서 "학이나 두루미 날갯짓에서 고구려 춤이 비롯됐을지도 모른다"고 추론한다.
춤추는 고구려인은 무용총 외에도 여러 고분에서 볼 수 있다. 긴소매 춤이 많지만, 칼이나 창을 들고 춤을 추는 모습도 있다.
춤과 함께 음악은 고구려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오락이었다. 저자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음악도 분석한다.
고구려인이 음악을 즐기는 장면은 안악 3호분에 잘 나타났다. 다양한 북과 나팔을 손에 든 악사 64명으로 구성된 고취악대(鼓吹樂隊)가 감탄을 자아내는데, 벽화 일부가 지워져 규모는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는 "고취악은 위의를 갖추고 위세를 과시할 때에도 도움이 되지만, 기운을 돋우는 데도 쓰임새가 컸다"며 "북과 나팔 소리는 신의 뜻을 알리는 수단이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고분벽화와 문헌에 등장하는 고구려 악기는 모두 36종. 현악기 중에는 네 줄 달린 비파인 '완함'이 무용총, 안악 3호분, 강서대묘, 삼실총 등 많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확인된다.
저자는 또 다른 고구려 놀이문화인 씨름, 기마 사냥, 매사냥을 자세히 설명하고 "고구려 사람들의 온갖 놀이, 춤과 노래, 재주와 운동은 700년 동안 계속된 고구려 역사와 문화의 동력원이자 생명샘"이라고 강조한다.
고구려가 전통성과 창조성, 개성과 보편성, 지역성과 세계성을 아우르며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보는 저자는 한류도 외래문화에 한국의 흥과 신명이 더해 만들어진 창조물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세창미디어가 기획한 '세창역사산책' 문고본이어서 얇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 뒤쪽에는 간략한 고구려 역사와 해설을 실었다.
216쪽. 8천500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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