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남북경협 두고 공방 '퍼주기다' vs '퍼오기다'

입력 2018-10-10 16:31   수정 2018-10-11 11:53

국토위, 남북경협 두고 공방 '퍼주기다' vs '퍼오기다'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기자 = 10일 열린 국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남북경협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시각차를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게 "경협은 대북제재가 해제돼야 하는데, 비핵화와 남북경협 중 어느 것이 우선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장관이 "같이 가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이 의원은 "북핵 문제 해결이 먼저여야 하고, 우리 정부는 일절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일부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총 4천712억원을 제출했고 여기에 내년도 남북 도로·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2천951억원이 포함돼 있으나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석기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러 협력 사업인 나인브릿지(9-Bridge: 9개 다리) 구상 중 국토부 주관인 연해주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우회해서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연해주에 900억원을 들여 45만평 규모로 산단을 조성하고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남북경협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고 전제하고서 "그러나 이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정부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남북경협 관련 용역을 18차례 시행했고 용역비로 25억원 이상 투입했으나 대부분 비공개로 분류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활용도 못 하는 용역에 대해서는 향후 용역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남북경협을 옹호하고 나섰다.
윤관석 의원은 남북 SOC 사업은 '북한 퍼주기'가 아니라 '북한에서 퍼오기'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과 남북 SOC 등 남북경협으로 남한에만 향후 170조원의 경제성장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남북한 경제통합은 양측의 경제 격차를 대폭 완화해 통일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의원은 "남북경협이 확대되면 예상되는 수익이 30년 동안 420조원에 달한다"며 "정부는 경협의 실기를 하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의원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서쪽으로는 환황해, 동쪽으로는 환동해 경제 벨트와 연결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핵심사업"이라며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의미가 있는 사업인 만큼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바로 이행할 수 있도록 공동조사에 조속히 착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남북 SOC 사업을 어떻게 하느냐, 누가 참여하느냐 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고 경우의 수가 많아 일방적으로 퍼주기라고 얘기하는 것은 섣부르다"며 "실태 조사를 통해 사업 방향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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