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감시단체 보고…러·터키 합의 따라 과격조직원도 15일까지 철수해야
전문가 "과격조직, 부대원 철수도 이행할 것" 전망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가 합의한 비무장지대 '데드라인'을 하루 앞두고 시리아 북서부 비무장지대에서 반군의 중화기 대부분이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들립주(州) 일대 반군이 '비무장지대' 예정 지역에서 중화기를 대부분 철수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고했다.
비무장지대 합의 주체인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뿐만 아니라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등 급진 조직도 중화기를 철수한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앞서 지난달 러시아와 터키는 이들립과 일부 알레포·라타키아 등 북서부 반군 지역과 정부군의 경계를 따라 폭 15∼20㎞로 비무장지대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양국 합의에 따르면 모든 반군은 이달 10일까지 중화기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해야 하며, HTS 등 과격 조직은 부대원도 모두 비무장지대에서 퇴각시켜야 한다.
친(親)터키 반군 조직은 비무장지대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이들립의 60%를 통제하는 HTS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이행 여부가 주목됐다.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 조직의 연합체인 '국가해방전선'(NLF)은 8일 중화기 철수를 완료했다고 이튿날 발표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9일 현재 HTS를 비롯한 과격 조직도 중화기 대부분을 옮긴 것으로 파악했다.
이 단체의 라미 압델 라만 대표는 "라타키아 북부 외곽을 제외하고는 반군과 지하드(이교도를 겨냥한 이슬람의 전쟁)주의 조직이 비무장지대에서 중화기를 다 빼냈다"고 설명했다.
라만 대표는 AFP통신에 "비무장지대 밖에서 중화기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점에 미뤄 참호 등에 숨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합의의 다음 단계는 HTS 등 과격 조직의 부대원 철수다. 데드라인은 15일이다.
지역 소식통과 전문가들은 HTS가 중화기 철수 합의를 따른 만큼 조직원 철수도 이행하리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합의 미이행으로 러시아·시리아군의 대대적 공세가 펼쳐지면 반군에 승산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주요 전선에서 드러났다.
터키 싱크탱크 옴란전략연구센터의 나와르 올리버 연구원은 "HTS가 비무장지대의 통제권을 터키와 NLF에 넘길 것"이라고 AFP통신에 예상했다.
한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앞서 7일 여당 바트당 집회에서 "비무장지대 합의는 잠정적 조처"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이들립이 수복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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