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가스 민간 저장소 1천700개 밀집 울산…'풍등'에 괜찮나

입력 2018-10-10 17:50  

유류·가스 민간 저장소 1천700개 밀집 울산…'풍등'에 괜찮나
업계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화재 예방, 대응 설비 완비해 안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에서 발생한 휘발유 저장 탱크 화재를 계기로 전국에서 화학물질 유통량이 가장 많은 울산에서 관련 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울산시소방본부가 발간한 '석유화학단지 사고대응 매뉴얼'을 보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 등 2곳의 국가산단이 있는 울산에는 총 100여 개 공장에 폭발성이 강한 유류·화학물질·가스 등 2억여t이 저장된 탱크 1천700여 기가 밀집해 있다.
특히 울산은 연간 화학물질과 유독물 유통량이 각각 1억3천만t과 3천445만t에 달해, 각각 전국 유통량의 30.3%와 33.6%를 차지한다.
산업단지별로 보면 울산 공단의 위험물 취급량은 총 4천192㎘로 우리나라 전체 취급량의 52%에 달한다. 이는 여수공단(1천339㎘·32%)과 대산공단(691㎘·16%) 취급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더구나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고양 송유관공사 저장 탱크는 탱크 본체가 땅속에 묻혀있지만, 울산 공단에 산재한 각종 탱크 1천700여 기는 대부분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외부 점화원으로 말미암은 화재 등 위험요인에 더 취약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고양 화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극히 희박하다고 자신한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고양 화재는 인근 공사장에서 날아온 풍등이 휘발유 탱크 인근 잔디에 떨어졌고, 잔디가 불에 타면서 발생한 불티가 탱크 유증기 환기구로 들어가 폭발과 함께 불이 커졌다.
탱크 외부에 화재 감지 센서가 없고, 폐쇄회로(CC)TV를 모니터링하는 인력도 없어 송유관공사 측은 불이 난지 18분 동안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선 울산에 있는 탱크들은 화재 등 각종 사고를 예방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설비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고양의 시설처럼 단순히 유류를 저장하는 시설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각종 제품을 생산·관리하는 시설들이다 보니 보다 철저히 관리된다는 것이다.
가령 각 탱크 시설에는 화재나 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시설이 설치됐고, CCTV 모니터링이나 순찰도 꼼꼼하게 이뤄진다. 휴일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공장 특성상 관리가 소홀한 시간대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7월 울산 한 정유공장에 있던 높이 30m, 지름 50여m짜리 원유저장탱크가 낙뢰를 맞아 탱크 윗부분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탱크에는 원유 30만 배럴이 저장돼 있었지만, 불은 탱크 철제뚜껑에 있는 고무 부위만 태운 채 별다른 피해 없이 40여 분만에 꺼졌다.
탱크 자체적으로 낙뢰를 땅으로 흡수시키는 피뢰침 역학을 하는 데다, 회사 자체소방대의 발 빠른 대응도 피해를 막았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기름이나 가스를 저장한 탱크를 겉으로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 화재는 산소 농도나 습도 등 환경적 여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외부 점화원이 접촉하는 등 극히 드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고양 화재에서 보듯 주의를 소홀히 하면 그런 희박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관리체계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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