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할 음악과 하고픈 음악 사이 고민했죠"
정규 8집 '어바웃 미'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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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데뷔 16주년을 맞은 듀오 바이브(윤민수, 류재현)는 뚝심이 만만치 않았다. 유행 주기가 휙휙 바뀌는 가요계에 특유의 묵직함을 담은 앨범으로 돌직구를 던진 것.
바이브는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정규 8집 '어바웃 미'(About Me)를 공개했다.
2002년 1집 타이틀곡 '미워도 다시 한번'으로 데뷔한 바이브는 작곡 능력과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오래오래', '그 남자 그 여자', '술이야' 등의 히트곡을 냈다. 모두 서정적이면서도 폭발적인 감성을 담은 노래였다.
이날 바이브가 공개한 8집은 실력파 프로듀서 류재현(38)과 믿고 듣는 보컬리스트 윤민수(38)의 '변치 않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1번 트랙 '어바웃 미'부터 애절한 타이틀곡 '낫 어 러브'(Not a Love), 마지막 트랙 '프렌드'(Friend)까지 9곡을 피처링 없이 바이브 목소리만으로 꽉꽉 채웠다. 윤민수가 작사·작곡한 '디어 스티비 원더'(Dear Stevie Wonder)는 윤민수 우상인 미국 가수 스티비 원더에게 헌정하는 노래다.
타이틀곡 자리를 놓고는 숱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윤민수는 보컬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어바웃 미'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싶었지만, 회사 동료들은 '낫 어 러브'가 더 적절하다고 맞섰다.
윤민수는 "뮤지션 입장에서 '어바웃 미'는 기존 바이브 색깔과 전혀 다른, 진보된 보컬을 보여줄 노래였다. 오랜만에 컴백이니 멋있게 그런 노래로 나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바이브 1집 때부터 약속한 게 '변하지 말자'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음악이 진부하고 유치하게 들릴 때도 오겠지만 그래도 변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며 "결국 우리 음악을 사랑해준 분들을 위해 바이브 감성을 담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낫 어 러브'로 결정했다. 혼자 고집부리다가도 변치 말자던 옛 생각이 생각나더라"고 설명했다.
류재현은 "8집은 해야 할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을 사리 분별 있게 가려서 만든 초석과 같은 앨범"이라며 "지난 5∼7집까지는 대중이 쉽게 따라부르며 공감할 노래가 별로 없었다. 사명감을 갖고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 입장에서 대중이 더 좋아하는 걸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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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특히 '초심'을 강조했다. 어쩌면 16년 동안 싱글 음원,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내지 않고 완전한 앨범 형태로만 팬들과 만난 것도 그런 고집 때문이었다.
류재현은 "사실 저조차 CD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가끔 우리가 음악 소비 행태를 역행한다는 느낌도 든다"며 "그래도 우리는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드는 정규앨범을 고집한 건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다. 우리는 인사동에 남아있는 마지막 집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브는 그렇다고 시대에 뒤처지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LP가 최근 다시 주목받듯, 바이브의 가치도 재조명받을 거라고 확신했다.
윤민수는 "앞으로 실력 있는 국내외 뮤지션과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싱글도 작업할 생각이 있다"며 "또 좋은 드라마가 있다면 전체를 맡아 음악 감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앨범에 거는 기대는 소박했다. 음원강자로 불리는 이들이지만 정작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음원 성적이 좋다면 음악방송에 출연해 후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 했다.
바이브는 소속사 메이저나인 후배 가수 벤(Ben)의 '열애중'이 뒤늦게 음원차트에 진입한 데 대해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 노래를 쓴 류재현은 "사실 '열애중'은 윤민수 씨가 탐낸 노래"라며 "윤민수 씨가 미국에 간 동안 벤 양에게 노래를 줬는데 훨씬 낫더라"고 후일담을 소개했다. 윤민수는 "노래가 차트를 역주행하더니 벤 양이 연락도 없더라. 사람이 바뀐 것 같다"고 농반진반 거들었다.
바이브는 12월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8집은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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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정규 8집 '어바웃 미'(About Me)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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