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해안지대 37만5천명 대피령…단전 피해 잇따라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메이저급인 4등급으로 세력을 키운 초강력 허리케인 '마이클'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등 남부 3개 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아직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마이클은 이날 오후 2시께 플로리다 북부 멕시코 비치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최고 풍속은 시속 155마일(249km)로, 최고등급인 5등급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풍속이 시속 111마일(179㎞) 이상이면 메이저급인 3~5등급으로 분류되며, 이중 시속 157마일부터 5등급이 된다.
다만 상륙한 이후로는 최고 풍속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설명했다. 오후 5시 현재 최고 풍속은 시속 125마일(205km)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클은 이틀 전만 해도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됐지만, 플로리다 해안에 가까워지면서 빠른 속도로 위력을 확대했다.
플로리다 주도인 탤러해시의 앤드루 길럼 시장은 "너무 빨리 위력이 커졌다"면서 "열대성 폭풍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4등급 허리케인을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
마이클은 시속 14마일(22km)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의 이동 경로를 고려하면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주말쯤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은 26년 전인 1992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플로리다 북서부를 비롯해 앨라배마와 조지아까지 폭넓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의 중심부가 앨라배마 남동부와 조지아 남서부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과 강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으로선 1851년 이후로 최악의 폭풍을 맞이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과 트윗을 통해 "마이클은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이라며 "지금 당장 피난처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팬핸들 및 빅벤드 지역을 중심으로 약 380만 명에 대해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됐고, 해안지대 주민 37만5천 명에 대해선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최고 14피트(4.3m)의 해일이 팬핸들 해안을 강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 주택가를 침수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인근 앨라배마와 조지아 일부 지역에도 강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내리고 있다.
플로리다 3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주 방위군 2천500명과 구조대원 1천여 명이 투입됐고, 일대 지역의 관공서와 학교, 대학은 일제히 폐쇄됐다.
전력망 손실도 현실화하고 있다. 플로리다에선 26만5천 가구, 조지아와 앨라배마에서는 총 5만 가구가 단전됐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전기·수도·가스 등 유틸리티 복구인력 1만7천여 명이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플로리다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마이클의 영향으로 '유전 지대'인 멕시코만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석유 기업들은 원유시설에서 인력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만 해안지대 원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 생산의 33%가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