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대북정책 특별대표 회동 여부엔 '묵묵부답'
쿵쉬안유 中6자회담 대표도 귀국…북중 별도 회동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1일 중러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귀국길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갔다.
최 부상은 이날 오전 8시께 에어차이나 CA910편 여객기를 타고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제3터미널에 도착, 6시간가량 체류한 뒤 평양행 고려항공 JS252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전날 밤 모스크바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최 부상은 이날 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건(방러일정 논의)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카운터파트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관해서는 여러 차례 질문에도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최 부상은 전날 밤 모스크바 공항을 떠나기 전 북중러 외무차관급 회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좋았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최 부상이 탄 모스크바발 베이징행 항공편에는 중국의 북핵 6자회담 대표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도 탑승했다.
쿵 특별대표와 그를 수행한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등은 CA910편이 베이징에 도착한 뒤 20여 분만인 오전 7시30분께 공항 귀빈실을 통해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아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최 부상과 쿵 특별대표는 같은 항공편을 이용했지만, 기내와 서우두 공항에서 별도 회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최 부상은 베이징행 항공편 이코노미석, 쿵 특별대표는 비즈니스석을 각각 이용했다.
또 쿵 특별대표는 여객기가 서우두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공항을 떠난 점으로 미뤄 별도 회동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 부상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할 북미 실무협상은 이르면 다음 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 7일 방북할 당시 최 부상이 중러 순방에 나서면서 북미 실무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최 부상이 북중러 3자회담 내용을 본국에 보고한 뒤 비건 특별대표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 부상은 협상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과 지지 수준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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