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지역 4개 추모시설에 순직 광부 위패 5천679위 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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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태백시 동점 나발고개 정상에 석회암으로 만든 석상이 있다.
강원탄광 순직자위령비다.
위령비 사각형 받침대에는 붉은 글씨로 순직 광부 400여 명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김강산 태백향토문화연구소장은 "1959년 강원탄광 20대 광부의 갱내 사망사고를 계기로 세워진 이 탑은 우리나라 최초의 순직광부위령탑이다"고 말했다.
강원탄광이 1993년 폐광하면서 순직자위령비도 무성한 잡초 속에 묻혀버렸다.
국내 최대 탄광지대였던 태백지역에는 강원탄광 순직자위령비를 비롯해 순직산업전사위령탑, 청원사, 장명사 등 모두 4개 추모시설이 있다.
현재 봉안 위패 수는 총 5천679위이다.
석탄이 국가 산업화 에너지였던 1960∼80년대에는 '산업전사'로 불렸던 이들이다.
1975년 세워진 산업전사위령탑에는 '어두운 땅속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광부는 전쟁터에서 싸우는 장병과 다름없다'며 '고귀한 산업전사이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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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진 태백시민연대 위원장은 "경제 부흥이라는 국가적 사명감으로 석탄산업 최전선에서 목숨을 바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순직 광부들의 희생정신이 국민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순직 광부 영령을 위무하는 대표 행사는 산업전사위령탑에서 매년 거행되는 순직산업전사위령제다.
그러나 순직산업전사위령제마저도 시간이 갈수록 참석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함태탄광 순직 광원 위패 안치소인 청원사는 최근 매각됐다.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순직 광원 위패를 안치한 장명사도 장성광업소 직원 수 감소 등으로 존폐 위기를 맞았다.
김동욱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11일 "대한민국 동일산업·직종 역사에서 5천 명 이상 재해 순직자가 발생한 것은 탄광이 유일하다"며 "이제라도 산업역군이라는 존엄한 가치에 걸맞은 예우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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