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지석'팀 "김지석이 꿈꾼 미래 담아낼 것"

입력 2018-10-11 16:18   수정 2018-10-11 16:21

다큐멘터리 '지석'팀 "김지석이 꿈꾼 미래 담아낼 것"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김지석이 못다 한 꿈을 우리가 이뤄주자. 완벽하진 않아도 '그의 꿈이 이런 것이었다'라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출장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겸 부집행위원장을 기리는 다큐멘터리 '지석'이 만들어진다.
11일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다큐멘터리 '지석'의 연출을 맡은 김영조 감독과 배소현 프로듀서, 고인과 함께 손발을 맞춰 온 김영우 프로그래머를 만났다. 이들은 영화제를 찾아온 감독·배우들과 함께 고인이 걸어온 길을 더듬는 중이었다.
아미르 나데리, 브릴얀테 멘도사, 차이밍량, 탄 추이 무이 등 생전 김지석과 깊은 인연을 나눈 영화인들이 기꺼이 카메라 앞에서 그와의 추억을 꺼내놓았다고 한다.
김영조 감독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김지석은 남의 험담을 안 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했고 '음식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좀처럼 '좋다', '싫다'는 말을 안 했다고 해요. 조용히 듣고 절대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죠. 한 방글라데시 감독은 자기 작품을 보여드렸는데 사석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영화제 폐막식에서 '앞으로 방글라데시를 이끌어갈 감독'이라고 언급한 것을 기억했어요.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그 한 마디가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고인은 생전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대신 전국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가 있었다. 부산영화제 초기 무료로 배포한 '부산 맛집 지도'는 김 전 프로그래머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워낙 음식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보니 해외 영화제에 가서도 지인들과 맛집을 찾아다니셨나 봐요. 인터뷰한 사람마다 꼭 음식 이야기를 하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고인은 부산영화제의 창립멤버이자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키워낸 주역 중 하나다. 생전 그가 없는 부산영화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김지석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리고 그의 빈자리를 가장 절감하는 사람은 그의 동료였던 김영우 프로그래머다.
"김 선생님의 공백은 매번 느낍니다. 지금도 선택의 순간이 오면 '김 선생님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공백은 누구도 메울 수 없을 거예요. 다만, 그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원칙, 예를 들어 독립영화에 더 신경을 쓴다든가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은 계속 지켜나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부산영화제는 물론 아시아 영화에 미친 영향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공적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을 터다. 다만 김 감독과 배 PD는 부산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김지석뿐 아니라 인간 김지석도 균형 있게 다룰 생각이다.



배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김지석의 공적인 모습을 더 비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취재할수록 공적인 이야기보다 사적인 이야기가 더 풍부하게 나왔다"며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의 중심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석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나간 이야기와 슬퍼하는 모습으로만 화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가 꿈꾼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게 생각하는 다큐멘터리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다큐멘터리 '지석' 팀은 영화의전당 3층에 임시사무실을 차렸다. 사무실 앞에는 '부집행위원장실'이라는 명패가 붙어있다. 즉,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생전 사용하던 방이다.
김 감독과 배 PD는 이 방에서 다큐멘터리 '지석'을 완성해 내년 부산영화제 때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작비는 CJ E&M과 롯데컬처웍스가 일부 지원하기로 했고, 부족한 금액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사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부산영화제 사무국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탈탈' 털었지만 제대로 된 자료는 얼마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을 찍어도 혼자 찍은 사진은 거의 없어요. 항상 누구 옆에 서거나 끝에 걸쳐있는 사진뿐이에요. 그걸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지죠."
배 PD는 "혹시 김지석 프로그래머 관련 영상이나 사진이 있으면 꼭 이메일로 자료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다큐멘터리 '지석' 제작팀의 이메일 주소는 'jiseokfilm@gmail.com'이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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