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대거 동행…北매체들도 공개 보도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최근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에서 노동당의 핵심축인 조직지도부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급변하는 한반도정세 속에서 당 조직지도부는 그동안의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김 위원장의 국정 장악과 운영을 공개적으로 보좌하고 있다.
조직지도부 주요 간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밀착 수행하고 있으며, 북한 매체도 이를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3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소식을 전하면서 "최룡해 동지, 박광호 동지, 리만건 동지, 김여정 동지, 리재일 동지를 비롯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일꾼들이 동행하였다"고 소개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간부·당원을 포함해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과 인사권을 가진 북한 권력의 핵심이자 최고지도자의 눈과 귀라고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부서다.
그러나 그동안 베일에 싸인 채 음지에서 권력을 행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의 시찰 수행 간부나 행사 고위 참석자를 소개할 때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콕 찍어서 보도한 경우는 사례는 거의 없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승진한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 고위 간부의 경력을 소개할 때만 언급됐을 뿐이다.
특히 지난 7월께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 수행원 구성에서 조직지도부 부부장급 이상이 주축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는 이미 잘 알려진 황병서 조용원 부부장 외에도 김영환, 박성철, 오일정 등이 자주 등장하는 데 이들 모두 조직지도부 소속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일정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7월부터 김 위원장의 신의주화학섬유공장, 삼지연군 건설장 등 20여 곳 시찰을 수행했다.
박성철과 김영환 역시 지난 8월 김 위원장의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삼지연군 건설장 시찰에 동행했다.
작년 말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뒤 올해 여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한 황병서는 김 위원장의 단골 수행원으로 활약 중이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때부터 '그림자' 수행을 해온 조용원 부부장은 남북·북중·북미 정상회담 등 대외활동 때에도 모두 보좌했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현장 시찰에서 조직지도부 간부들이 주축을 이룬 시점은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북미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이 이어진 시기다.
이른바 '삼복철 강행군'로 불리는 지난 여름 김 위원장은 각지 경제현장을 시찰하면서 낙후한 경제현장을 방관하고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그 책임을 이례적으로 동행한 조직지도부 간부들에게 물었다.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 안에서도 핵심인 조직지도부에 권한만 부여하지 않고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노동당 중심의 정상국가로 재편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드러난다.
그동안 최고지도자가 겸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당 조직지도부장을 최룡해가 맡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핵심 간부만을 인솔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국정 장악을, 선전선동부를 통해 주민 교육 및 민심 장악을 함으로써 국정을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장성택의 권력 남용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장악할 수 있었던 데는 최고지도자의 유일영도체제에 충실한 조직지도부의 기능 때문"이라며 "이 같은 역할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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