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4차례 연준 융단폭격…커들로 "연준은 독립적" 진화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에 대해 노골적인 압박을 본격화한 모습이다.
겉으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본인의 최대 치적이라고 주장해온 '증시 강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자, 연준에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라며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좀 까불고 있다. 웃기다"라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도 "연준이 통제가 안 된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경질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실망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뉴욕증시가 폭락한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 연준은 너무 긴축적이다. 난 연준이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심야 폭스방송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준이 날뛰고 있다. 그들의 문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금리를 올리고 있고 이것은 웃기는 일"이라며 "내 생각에 문제는 연준이다. 미쳐가고 있다(going loco)"고 공세를 퍼부었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이후로만 하루 새 4차례 걸쳐 연준을 공격한 셈이다. 앞서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전날 3% 이상 폭락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이 독립성이 보장된 연준의 통화정책을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면서 비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부터 끊임없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달러 강세에 대한 불만을 대놓고 표시해 왔다.
다만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증시 호조세가 꺾이자, 연준의 긴축기조에 화살을 돌리려는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장기 호황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증시 오름세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을 언급하는 것으로, 연준에 영향력을 가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연준은 독립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정책을 지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진화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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